전 세계 누구나 아는 단어가 OK라고 한다. 그런데 OK도 푸대접받던 시절이 있었다. OK는 All Correct(모두 옳다, 괜찮다)의 첫 발음을 따서 줄여 말한 것이지만, 아무래도 정통 문법학자들의 마음에 들 리가 없었다. 뭔가 격식에 맞지 않고 엉성한 느낌을 줄 뿐만 아니라 점잖은 사람들의 귀에도 거슬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어가 학자들 입맛에 따라 변하는 것은 아니다. 반세기 이전에 논란이 일던 OK라는 말이 지금은 형용사, 명사, 동사로 지나칠 정도로 잘 쓰이고 권위 있는 신문에서는 제목에서 동사로도 활용될 정도다.
50여 년 전 속설에 의하면 쓰이기 시작한 초기에는 비어, 속어, 은어로 무시되었다. 지금은 버젓이 Time 등 시사 주간지와 대부분의 일간지에서도 ‘President OKAYed the tax proposal’처럼 쓰이고 있다. agree나 approve (승인하다) 같은 전통적 단어를 사용하는 대신 ‘okayed’로 쓰는 변화는 쉬운 영어, 편리한 영어를 쫓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구어체에서 먼저 시류를 타고 그 용법이 대중화되면 문어체에서 채택하는 말은 상당히 많다. 이미 소개했던 ‘easy=쉬운’의 고전적 해석과 달리 ‘easy=조심조심, 차분히, 여유 있게’등의 쓰임도 현지인들만의 일상 영어이고, ‘way=far, very much’도 좋은 예다.
Way는 아시아나 항공기가 San Francisco공항에서 착륙 사고를 낸 것에 빗대어 현지 TV에서는 조종사 이름을 Wi Tu Lo로 표기한 것도, 현지 영어의 ‘way=too much, far’의 구어체 용례를 그대로 보인 것이다. 즉 ‘조종사가 너무 고도를 낮춰 착륙했다’는 조롱으로 ‘Way Too Low’대신 중국계 이름처럼 빗대 말한 것이다.
Way의 또 다른 용례를 보면 ‘The story goes WAY BACK.’(그 얘기는 한참을 거슬러 올라간다)에서 부사로도 쓰인다. ‘Way down’, ‘way behind us’등은 물론, ‘He lives way out West.’(그는 서쪽 저 편에 산다)에서는 way가 나머지 부사를 수식한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불과 50년 전만 해도 당시의 기록에서는 way는 지방 사투리이므로 사용치 말라고 경고 메시지가 붙었던 말이라는 점이다. Way뿐만 아니라 down의 용례도 구어체에서는 더 발전적이다. ‘Walk down the hall’에서 down은 결코 아래쪽으로 비탈진 것을 의미하지 않고 그냥 ‘쭉’이라는 뜻이다. 이런 용례를 실은 사전이 많아질수록 일상 생활의 실용 영어와 문장체 영어와의 차이가 없어지는데 아직까지는 그런 사전이 극히 드문 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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