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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8월 8일] 군국주의 '전범 깃발'이 자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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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8월 8일] 군국주의 '전범 깃발'이 자랑인가

입력
2013.08.0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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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아베 내각이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旭日旗)를 드높이 휘날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욱일기 사용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정부 견해로 공식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최근 두드러진 우경화 흐름이 어디까지 갈지 걱정스럽다.

욱일기는 이미 한일 간에 외교 문제가 됐다. 한일전 축구 응원단이 대형 욱일기를 휘두르다가 주최 측의 제지를 받았다. 우리 응원단이 내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플래카드 논란과 얽혀 거친 설전이 오갔던 마당이다. 그런데도 우리 쪽의 항의에는 아랑곳없이 욱일기의 공식화 작업을 서두르겠다는 것이니 안하무인의 정도가 지나치다.

욱일기는 1870년 군국주의 일본의 육군기로 처음 지정된 이래 해군 군함기로도 사용됐다. 이어 태평양전쟁 등 일제가 벌인 여러 전쟁에서 군기로 사용되었다. 전후 독일이 법으로 사용을 금지한 나치의 상징 하켄크로이츠와 비교되는 이유다. 한국 중국을 비롯해 과거 일제 침략을 겪은 동남아 국가들이 욱일기를 혐오하는 것은 당연하다.

욱일기의 공식화 움직임은 아베 정부가 평화헌법 개정과 집단자위권 해석 변경을 통해 적극적 해외 파병을 서두는 것과 맞물려 더욱 주목된다. 유엔 평화유지 활동 등에 군국주의 상징 깃발을 내걸고 적극 참여하겠다는 것은 웃어넘길 수 없는 아이러니다. 부총리가 '나치 식 개헌' 까지 떠드는 판에 평화헌법 개정과 집단자위권 적극 행사 등을 저들 말대로 '정상 국가화'로 봐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일본 정부는 욱일기 공식화를 부인했다지만 그동안의 행태로 보아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현재 일본 자위대도 이 깃발을 사용하고 있다. 연합국이 전범국가 일제의 유산을 철저히 청산하지 않은 탓이다. '전범 깃발' 욱일기 공식화는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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