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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선동열 '지키는 야구'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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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선동열 '지키는 야구' 어디로…

입력
2013.08.07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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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효과'는 없는 것일까.

지난해 16년 만에 친정팀 사령탑으로 금의환향한 선동열 KIA 감독이 흔들리고 있다. 6일 현재 6위(39승2무41패) KIA와 4위 넥센(47승1무38패)의 승차는 5.5경기. 페넌트레이스 종반을 향하는 시점에서 우승 후보였던 KIA는 포스트시즌 진출조차 희망으로 변해가고 있다.

무엇보다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인물이 한국 투수의 대명사 선 감독이라는 점에서 KIA의 충격은 크다. 선 감독은 개인적으로는 감독 데뷔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가을 잔치에 탈락할 위기에 놓였다.

선 감독은 지난해 KIA 지휘봉을 잡은 직후 '공격야구'를 선언했다. 실패로 돌아간 올해는 불펜 강화에 사활을 걸었다. 아울러 "9회말까지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펼칠 것이며 소통을 통해 선수들과 교감하겠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사실상 선 감독의 공약은 모두 틀어졌다. KIA의 팀 타율은 5위(0.268), 팀 평균자책점(4.79)은 꼴찌에서 두 번째다. 타자들의 집중력이 사라진 지 오래됐고, 점수 차가 벌어지면 너무 쉽게 경기를 포기한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선 감독은 최근엔 투수 교체 시기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감독으로서 권위에 치명타를 맞았다. 투수 교체 타이밍은 야구인들 사이에서도 결과만 가지고 논할 수 없는 민감한 사안임에도 도마 위에 오른 것 자체가 수장으로서 위신과 선동열이라는 이름 석 자의 무게감이 떨어졌다는 얘기다.

지극정성의 지원을 아끼지 않는 프런트와 엇박자도 선 감독의 입지를 좁아지게 하고 있다. KIA는 지난 2011년 준플레이오프에서 고배를 마신 뒤 조범현 전 감독과 인연을 끊고 삼성에서 물러나 쉬고 있던 선 감독을 전격 영입했다. 불세출의 투수이자 삼성에서 명장으로 검증된 선 감독의 요청에 따라 광주구장 그라운드를 천연잔디로 바꿨고, 올 해는 50억원을 들여 자유계약선수(FA) 김주찬을 안겼다.

우승은 시간 문제인 것처럼 보였지만 오히려 점점 가을 야구에서 멀어지고 있다. 삼성 시절'지키는 야구'를 창시했던 선 감독의 불펜 야구는 낙제점에 가까운 수준이다. 외국인투수 앤서니를 마무리로 이동시켰다가 실패했고, 송은범을 트레이드 해왔지만 소득이 없었다. 급기야 토종 에이스 윤석민을 마무리로 돌리는 막다른 골목까지 몰린 셈이다.

선 감독은 삼성 시절 안지만, 오승환, 권오준 등을 앞세워 막강 불펜을 구축했다. KIA에서 '지키는 야구' 근처에도 가지 못하는 이유는 결국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란 명제를 새삼 입증하는 사실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대다수 전문가들은 KIA를 삼성과 함께 '양강'으로 분류했다. KIA는 4월 한 달간 13승1무5패의 고공 비행으로 단독 선두를 질주하며 명불허전의 우승 후보임을 입증하는 가 싶더니 5월부터 처지기 시작했다. 7월에는 단 한번의 연승도 하지 못했다. 위기의 선동열호가 극적 반전을 이룰지 남은 시즌 KIA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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