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보면서 정치권 안팎에선 "박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이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평소 '인사 원칙이 뭐냐'는 질문을 받으면 "그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인물을 찾으려 한다"고 말해왔다. 실제 박 대통령은 그 분야에 경험이 있는 전문가를 장고 끝에 선택하는 인사 스타일을 보여왔다. 워낙 신중을 기하다 보니 한번 중용하면 대체로 오랜 기간을 함께 해왔다. '밀봉인사'등의 논란으로 끊임없이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경질도 성추행 사태가 터진 뒤에라야 단행했을 정도다.
하지만 5일 청와대 인사는 이제까지의 박 대통령 스타일과는 사뭇 다르다. 우선 박 대통령은 이날 정부 출범 162일만에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해 수석 4명 등 수석비서관급 이상 참모진 10명중 절반을 갈아치웠다. 당초 초대 비서실 인사 때만 해도 '별 문제 없으면 임기 5년을 같이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있었지만 5년이 아니라 5개월에 그쳤다.
정치권 경험이 전무한 정통 외교관 출신을 정무수석에 발탁한 것도 과거와 달라진 파격으로 꼽힌다. 박 대통령의 관료 선호는 익히 알려졌지만 그보다는 전문성을 더욱 중시했던 때문이다. 기존 시각으로는 박준우 수석의 경우 정무에 전문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지만 박 대통령은 정치 '문외한'인 그에게 오히려 정무의 지평을 넓혀줄 것을 기대하는 역발상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청와대 안팎에선 박 대통령이 기존 스타일과는 다른 참모진 인선을 통해 뭔가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 관계자는 "안주하는 사람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신호를 던짐으로써 공직사회에 긴장감을 불어넣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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