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6일 5자회담을 제안하자 여당인 새누리당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은 전병헌 원내대표가 사실상 거부의사를 밝히는 등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당장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자신의 영수회담 제의가 ‘5자회담’이라는 역제안으로 돌아오자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형식과 의전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대화 제의를 거부하기도 힘들지만, 박 대통령과의 단독 회담을 통해 정국을 풀고 제1야당 대표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까지 헝클어지게 된 탓이다.
민주당에선 전병헌 원내대표가 “1대1 영수회담이 돼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한 가운데 “제1야당 대표를 무시하는 처사”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국회 상황은 여야가 알아서 하라는 게 그동안 박 대통령 입장이지 않았느냐”며 “이제 와서 국정 현안을 다루자는 자리에 왜 (원내대표들을 참석시켜) 원내 현안을 끌어들이는가”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영수회담 물타기’이자 야당에 대한 기본 예의가 아니다. 야당 대표를 깔보고 우습게 아는 것으로 불쾌하다”며 “국회 인사들을 한꺼번에 불러 사진이나 찍자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당의 한 중진 의원은 “모양새는 매우 안 좋게 됐지만 그렇다고 안 하기도 힘든 상황이 아닌가 싶다”며 “참 고민스러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5자회담 개최를 계기로 국정원 댓글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파행으로 심화된 정국 경색이 풀리기를 기대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충남에 있는 호서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제안했으나 (여야가) 준비해서 성과 있는 회담이 돼야 한다”며 “구체적 의제는 추후 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일호 대변인은 “민주당도 박 대통령의 제안을 수용해서 회담이 성사되기를 바란다”며 “지금까지 여야 논쟁을 종식하고 민생을 위한 새로운 출발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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