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혐의가 드러난 메이저리그 슈퍼스타들이 사상 최대 철퇴를 맞았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6일(이하 한국시간) 경기력 향상 약물을 사용한 혐의로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에 대해 내년 시즌까지 211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로드리게스에 대한 징계는 9일부터 시작된다. 사무국은 또 메이저리거 7명과 마이너리거 5명 등 선수 12명에 대해서는 50경기 출전금지 처분을 내렸다.
출전금지 처분을 받은 선수는 넬슨 크루스(텍사스), 조니 페랄타(디트로이트), 에버스 카브레라(샌디에이고), 헤수스 몬테로(시애틀), 프란시스코 서벨리(뉴욕 양키스), 안토니오 바스타르도(필라델피아), 조다니 발데스핀(뉴욕 메츠)이다. 주로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페르난도 마르티네스, 조던 노버토, 파우티노 디 로스 산토스, 시저 푸엘로, 세르히오 에스칼로나 등도 명단에 포함됐다.
이번 파문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대 약물스캔들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들은 약물 공급책 노릇을 한 앤서니 보시로부터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성장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함유된 금지약물을 처방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앞서 지난달 2011년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LB)인 라이언 브론(밀워키)에게도 올 시즌 잔여경기 65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다른 선수들은 징계처분을 수용했으나 로드리게스는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드리게스는 4년 전, 2001∼2003년까지 경기력 향상 약물을 사용한 사실을 인정했으나 그 이후에는 약물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여러 차례 부인한 바 있다. 로드리게스의 약물 복용 사실은 올 초 현지 언론의 보도로 공개됐다. 미국의 스포츠전문 케이블채널 ESPN은 지난 1월 "로드리게스가 몇 주마다 한 번씩 플로리다주 키 비스케인에 있는 자택으로 트레이너 앤서니 보쉬를 불러 약물 주사를 맞았다"고 전했다. 익명의 제보자들은 양키스 선수들 중 일부가 보쉬를 통해 로드리게스의 투약 내용과 일지를 구체적으로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마이애미 지역 언론인 마이애미 뉴 타임스가 로드리게스를 비롯해 메이저리그 특급 스타들이 보쉬의 처방으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성장호르몬, 테스토스테론 등이 함유된 금지약물을 복용했다고 특종 보도했다. 결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미국 마약단속국(DEA)과 손 잡고 수사에 착수해 약물 공급책인 보쉬와 선수들의 자백을 받아 냈다. 로드리게스만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로드리게스는 항소한 뒤 판결이 나올 때까지는 경기에 나설 수 있다. 조 지라디 양키스 감독도 그때까지 로드리게스를 기용할 것이라 밝혔다. 로드리게스는 재활 후 10개월 만의 복귀전이었던 6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4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징계대로라면 9일부터 내년시즌까지 그라운드에 설 수 없다.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 사실상 은퇴 위기에 몰린 셈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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