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측, PC 증거자료 최근 임의삭제…민영진 사장 등 순차 소환
KT&G의 부동산 사업 관련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KT&G 본사 부동산사업실을 압수수색해 PC 하드디스크와 이동식 저장장치(USB) 등 총 6점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KT&G 측이 지난달 4, 5일쯤 부동산사업실 PC에 보관된 증거 자료를 삭제한 정황을 포착, 최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았다.
박찬우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은 “지난달 6일 비리 의혹과 관련한 자료를 임의 제출 받아 검색해 봤더니 주요 업무 문서 파일이 지워진 상태였다”며 “법원도 증거 인멸 가능성을 인정해 영장을 발부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디지털 포렌식을 비롯한 증거물 분석 작업을 완료하는 대로 민영진 KT&G 사장 등 주요 임원들을 순차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충북 청주시 기업지원과장 이모(51·구속)씨가 KT&G 청주 연초제조창 부지 매각과 관련해 KT&G 용역업체 N사로부터 금품을 받은 단서를 잡고 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
경찰은 부동산 개발과 관련해 업체 측의 불법 로비가 있었을 것이라고 보고 지난 5월 N사를 압수수색하면서 바로 공개 수사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KT&G 현직 임원들이 N사 대표 A씨를 통해 이씨에게 6억6,000만원의 뇌물을 전달한 사실이 드러났고, 해당 임원 2명은 뇌물공여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경찰은 이씨가 청주공장 부지 매매 과정에 관여하면서 부지 감정가 250억원보다 100억원 더 높은 가격으로 KT&G가 팔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금품을 받은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고 있다.
경찰은 KT&G 임직원들이 이번 비리 의혹에 깊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민 사장 등 고위층 연루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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