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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문원의 삶&삶/지금은 불안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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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문원의 삶&삶/지금은 불안 시대

입력
2013.08.0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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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ㆍ 저자

현대 사회는 ‘불안의 시대’라고 지칭될 만큼 개인과 사회적으로 다양한 불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청소년들은 입시에, 대학생들은 청년실업에, 직장인들은 명퇴에, 사업하는 사람은 사업 결과에, 은퇴자들은 노후에 불안해한다. 집을 가진 사람은 집값 하락으로, 집 없는 사람은 전세금 폭등에 불안해한다. 각자의 위치와 상황에서 불안거리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없다.

불안은 삶의 조건이다. 인생은 끝없는 문제의 연속이다. 불안 요소는 늘 있게 마련으로 시시각각 어떤 불안거리가 날아올지 알 수 없다. 불안은 어떤 긴장 상태가 해소되지 않고 있음을 알리는 경계 신호로 다양한 사회제도 속에서 발현되는 보편적 현상이다. 인간의 ‘존재’ 자체로부터 오는 개별화와 고립감, 사회 구조적으로 강요되는 경쟁과 성과주의, 노동으로부터의 소외, 환경 및 생태 위험, 심지어 예측하기 어려운 글로벌 금융자본의 투기와 시장의 교란, 전쟁 등 불안 요소가 도처에 산재해 있다.

삶은 하나의 욕망을 또 다른 욕망으로, 하나의 불안을 또 다른 불안으로 바꿔가는 과정이다. 인간은 자신의 ‘내던져짐’에 대해서, 그리고 모든 것이 자신에게 ‘맡겨져 있음’에 대해 불안해한다. 불안은 주관적인 의식 세계 속에서, 무의식 속에서, 때로는 종교 속에서, 심지어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과학 속에서 다양하게 발현된다.

인간에게 내재되어 있는 궁극적인 불안감은 죽음이다. 인간은 죽음이라는 불안을 가지고 삶을 영위하는 존재다. 불안감을 가지고 삶의 유한함을 깨달으면 깨달을수록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삶의 배후에 죽음이라는 불안이 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삶에 더욱 충실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이 완벽하게 행복할 수 없는 이유는 불안을 의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참된 행복을 이루는 것은 불안에서 자유로운 순간들뿐이다.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실존하는 것’이다. 스스로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기획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인간은 자기 삶의 수준을 개선하려는 기대가 높으면 높을수록 피할 수 없는 불안과 함께 가야 하는 운명이다. 불안거리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생기 있게 살고 있다는 반증일 수 있다.

인간사는 불안으로 점철되어 왔지만 인간은 끊임없이 시대의 불안을 성찰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을 경주해 오고 있다. 인간에게 불안은 사회를 해체하는 병리 현상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역사와 문명을 진보시키는 촉진제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불안은 말끔히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존재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유발하는 것이다.

불안은 인간의 끊임없는 욕구와 결핍, 경쟁과 강박, 내재적인 소외를 불러일으키는 부정적인 요소이기도 하지만, 개인이나 역사의 진보를 불러일으키는 역동적 에너지로 작용해 왔다. 불안은 인간에게 환경을 변형시키고, 자원을 동원하게 하는 하나의 증후이기도 하고, 새로운 욕구로 도전하게 하는 촉매로 작용하기도 한다. 인간에게 불안이 자살, 알코올 중독, 마약 중독 등 부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스포츠 참여, 신앙생활, 과학 탐구 등으로 역동적이고 경건한 삶과 역사의 진보를 가져온다.

불안을 긴장과 갈등, 소외 등 병리현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전환하여 개인이나 역사 발전의 에너지로 작용하도록 긍정적인 응전을 해야 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서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들이 화합하고 협업하면서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형성하여 불안을 줄여가면서 살아가야 한다. 불안을 인정하면서 불안을 부정적인 시각에서 볼 것이 아니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통하여 개인의 발전과 사회적인 역동성을 이룩해야 한다.

불안은 흔들의자와 같아서 마음을 흔들어 놓으며, 엔진을 공회전 시키는 것과 같아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한다. 부정적인 생각으로 인한 불안의 짐을 덜어야 한다. 바라지 않는 것들에 골몰하지 말아야 한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지금 이 순간에 간절히 바라는 것을 스스로에게 물어보면서 불안을 역동적인 에너지로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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