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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금 해외유출 가속화

입력
2013.08.04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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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내ㆍ외국인의 주식, 채권 등 증권투자 자금이 해외에 141억달러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을 앞두고 자본의 해외 유출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국내 증권투자 순유출액은 141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외국인의 주식투자자금이 순유출로 전환된데다 국내 저금리 환경에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먼저 올해 상반기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 자금은 유입액(1,624억달러)보다 유출액(1,730억달러)이 많아 106억달러가 순유출됐다. 다만 외국인의 채권 투자자금은 작년 상반기(122억달러)와 비슷한 114억달러가 유입돼 완충작용을 했다.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가 채권을 중심으로 증가하면서 빠져나간 자금도 149억달러에 달했다. 작년 상반기보다 74.6% 증가한 규모다.

월별로 보면 1월 44억달러 순유출에서 2월 19억달러 순유입으로 전환됐으나 3월 34억달러 순유출로 다시 바뀐 뒤 4월 19억달러, 5월 12억달러, 6월 53억달러 등이 순유출됐다.

특히 올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에서 양적완화의 속도조절이나 조기 종료론이 제기될 때마다 한국의 증권시장은 출렁거렸다. 미국의 출구전략이 우리 증권시장의 최대변수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벤 버냉키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최초로 시사한 지난 5월 22일부터 한달간 한국 주가는 8.6% 하락했다. 주가 하락률은 브라질(-16.7%), 필리핀(-16.3%), 러시아(-14.5%) 등에 비해 오히려 작았지만 6월 증권투자 순유출액은 5월의 4.5배에 달할 정도로 커, 미국의 출구전략 우려감을 키웠다. 출구전략이 본격화하면 신흥국 등에 유입된 자본이 대거 한국을 빠져나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다.

외환당국 관계자도 "6월에 순유출 규모가 급증한 이유는 미국의 출구전략이 가시화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해석했다.

외환당국은 그러나 아직은 특별히 문제가 없다는 견해다. 올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출구전략이 미국 경제회복을 의미하는 만큼 기회 요인도 된다는 것. 게다가 지난 6월 대규모 순매도를 보인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7월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그럼에도 불안한 측면이 없지는 않다. 한국은 외환자유화가 고도화돼 있는 만큼 외국인 투자자가 주식이나 채권을 현금화해 떠나기도 쉬운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연착륙 가능성이 더 높지만 한국은 다른 신흥국보다 자본자유화가 많이 진행돼있어 예상외로 빠른 출구전략에는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승양기자 s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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