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ve Jobs는 Apple사에서 해고된 뒤 2주 동안 고민한 끝에 ‘넥스트’라는 컴퓨터 회사를 차렸다. 그 로고가 NeXT여서 별나다는 평을 들었다. 나중에 Apple사에 복귀한 그는 iPhone iPod iPad같은 유별난 이름을 들고 나왔다. 1980년대뿐 만 아니라 지금도 고유명사는 반드시 대문자로 시작하고, 여러 단어로 조합된 경우에는 각 낱말의 첫 글자를 대문자로 한다는 묵시적 규정이 있었는데, 이제는 NeXT처럼 대소문자 혼용도 많아졌고 소문자로 시작된 상품 로고와 브랜드명이 전례 없이 늘어났다.
이런 현상은 금기시 되던 rule도 새로운 규칙으로 자리잡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ABC방송국의 로고나 CI(Corporate Image, Corporate Identity)를 abc로 표기하거나 IBM을 ibm식으로 표기하면 대 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E-mail로 표기되던 게 이제는 전통적 우편(regular mail, snail mail)보다 더 많이 쓰이기 때문에 email도 좋고 e-mail도 문제가 없다. New York Times신문에서도 일부 독자가 Internet보다는 internet으로 표기하자는 요청을 놓고 갑론을박을 한 적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어느 사전도 그렇게 표기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가 이제는 internet 표기를 용인하고 있다.
UCLA대학의 연구소의 연구 결과, 브랜드명은 일반 단어의 인지 과정과 다르다고 한다. 브랜드는 뇌의 우측 면에서 먼저 인지하기 때문에 논리적 이해의 일반 단어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일반 단어와 브랜드명, 의미 없는 단어(e.g. beash)를 놓고 어느 말을 빨리 잘 기억하는가 실험을 했는데 일반 단어를 가장 빨리 이해하고 그 다음이 사람의 이름, 그 다음 브랜드명 순이었다. 일반 단어는 대문자 소문자든 이해의 빠르기에 상관이 없었는데 브랜드명은 오히려 대문자로 쓰여졌을 때 인지가 빨랐다고 한다. 일반 단어는 우측 뇌에서 감지해 좌뇌로 이동하는데 브랜드명은 우뇌의 역할이 크게 작용하는 것이다. 두뇌 손상을 입은 환자에게 car나 pen은 아무런 의미를 주지 못하는데 Tom Johnson의 이름은 하나의 이미지로 연상된다고 했다.
London의 브랜드 연구소에서도 브랜드명은 마치 시(詩)처럼 기억된다고 했다. 특별한 활자체(font)나 크기, 대소문자, 색깔과 연계되어 함께 기억된다는 것이다. MasterCard의 예처럼 상호와 브랜드명에서는 한 단어처럼 붙여도 좋고 대소문자를 혼용해도 무난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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