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국내 은행의 당기 순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48%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실적 부진 탓에 KB·신한·우리·하나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사의 올 상반기 경영성적표도 급격하게 나빠졌다. 이들 4대 금융지주의 올 상반기 순이익 합계는 2조5,262억원으로 지난해 5조1,179억원보다 50%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은 2분기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1,000억원)보다 1조원(48.0%) 줄었다고 2일 밝혔다. 금리 하락으로 이자이익이 줄고, 유가증권 평가손실도 발생했기 때문이다.
2분기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8조7,000원으로, 작년 동기(9조6,000억원)보다 9,000억원(9.7%)감소했다. 순이자마진(NIM)은 1.88%로 2009년 2분기(1.72%) 이후로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2011년 1분기 이후의 하락 추세가 이어졌다.
비이자이익은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줄면서 작년 같은 기간(1조원)의 절반인 5,000억원으로 감소했다. 2분기 국내은행의 대손비용은 2조7,000억원으로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수익성을 보여주는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각각 0.24%와 3.09%로서, 지난해 동기보다 0.22%포인트와 3.06%포인트 내려갔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 지속되는 금리하락과 일시적 요인인 유가증권 평가손실에 의해 부진한 실적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올 하반기도 대기업 구조조정 등이 진행될 예정이어서 은행 수익 불확실성은 높은 상황이다.
금융지주사의 올 상반기 경영실적도 낮았다.
이날 우리금융이 공시한 상반기 순이익은 3,58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실적 악화는 우리금융만의 얘기가 아니다.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나머지 금융지주 모두 예외 없이 실적이 나빠졌다.
하나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5,5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6% 줄었다. KB금융도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50.3% 줄어든 5,750억원이다.
그나마 신한금융이 1조363억원을 벌어 조단위 순이익을 냈지만 이마저도 지난해보다는 29.0% 줄어든 규모다.
은행권의 올 상반기 수익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보이는데는 '기저효과'도 거론된다. 지난해 주식 매각 등으로 이익을 많이 낸 것처럼 보여 올해 실적이 '상대적'으로 나빠 보인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하나금융은 지난해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영업권 관련 이익이 생겼고, 우리금융은 SK하이닉스 등의 주식을 팔아 이익을 냈다.
이와 함께 은행권의 높은 임금 등 고비용관리, 예대마진에 치우친 사업방식 등도 수익 감소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승양기자 sch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