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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골프접대 등 '부적절한 처신' 통보에 "버티다간 조직에 더 큰 상처" 판단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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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골프접대 등 '부적절한 처신' 통보에 "버티다간 조직에 더 큰 상처" 판단한 듯

입력
2013.08.01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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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호 서울지방국세청장이 불명예 낙마한 것은 CJ그룹측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무마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골프 등의 접대를 받았기 때문이다. 아직 대규모 금품 수수 사실 등이 포착되지 않았지만, 이로 인해 그는 지난달 27일 검찰 조사까지 받았고, 이후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근 "CJ 로비 의혹 수사 과정에서 송 청장의 부적절한 처신이 발견됐다"며 국세청에 비위사실을 통보했다. 하지만 "형사처벌할 정도의 범죄 혐의는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통상 공무원의 경우 수수 금액이 1,000만원 이상이 되면 뇌물죄 등을 적용해 기소하고, 세무 공무원의 경우 기준을 더 엄격히 적용해 수 백만원을 받아도 기소하는 경우가 있는 만큼 송 청장에 대한 로비 수준은 이보다는 미약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국세청 전직 최고위 간부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로 여론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검찰이'부적절한 처신'을 적발해 통보한 만큼 송 청장으로서도 버티기가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검찰의 조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진 상황에서 자리를 지키려 할 경우 자신은 물론 국세청 조직에 더 큰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송 청장은 이날 수송동 청사로 출근했으나, 언론 및 외부인들과의 접촉을 차단한 채 거취를 고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송 청장은 2006년 CJ그룹이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을 당시 조사를 총괄하는 국세청 조사기획과장을 담당했던 만큼 세무조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현직인 송 청장의 불명예 퇴진으로 국세청은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국세청은 검찰의 수사가 2006년 CJ그룹에 대한 세무조사 의혹에 집중되면서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 전군표 전 국세청장이 수사 대상에 올랐을 때만 해도 '전직 인사들과 관련된 내용'이라며 거리를 둬 왔다.

하지만 현 서울국세청장까지 낙마하자, 김덕중 국세청장이 강조한 청렴과 비리근절 등 의 쇄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국세청 전체가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국세청 안팎에서는 앞으로가 더 문제라며 검찰 수사 향배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사 상황에 따라서 다른 고위간부들의 연루 사실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 국세청 주변에서는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일부 고위 간부들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어 흉흉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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