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팀이 붙으면 혈투가 벌어진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한 '세계 7대 더비'에 뽑혔을 정도로 물고 물리는 경기가 펼쳐진다. 두 팀이 맞붙을 때면 평균 4만 명 이상의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슈퍼 매치'라 불린다.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최고의 매치인 FC 서울과 수원 삼성전이 3일 오후 7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1일 현재 수원은 5위(10승3무7패ㆍ승점 33), 서울은 6위(9승5무6패ㆍ승점 32)에 자리하고 있다.
서울 4연승 분위기는 일단 압도
서울은 유독 수원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한다. 2010년 8월28일 2-4로 패한 뒤 8경기(2무6패)에서 단 한 차례도 이기지 못했다. 지난해 상대 전적에서도 1무3패로 일방적으로 밀렸다.
일단 분위기는 서울이 좋다. 최근 4연승에 홈 8경기 연속 무패(6승2무)를 달리고 있다.
수원은 31일 경기에서 부산에 2-0으로 승리했지만 최근 많은 선수들이 빠져 나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원은 최근 영입한 제주 출신의 산토스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라돈치치(시미즈)와 스테보(임대 만료)를 모두 내보낸 수원은 정대세마저 발등 부상이 심각해 슈퍼 매치에 출전하지 못한다. 반면 서울은 데얀이 오랜 기간의 부상을 털고 복귀해 득점포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수원 '제로 톱' 전술 구사
수원은 원래 힘과 높이를 이용한 축구를 했다. 강한 피지컬을 활용하는 수원의 축구에 서울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다르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31일 부산과의 경기에서 선 굵은 축구가 아닌 아기자기한 축구를 구사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조동건 아래 산토스를 배치했고 좌우 날개에 홍철과 서정진이 나란히 서는 '제로 톱' 전술을 구사했다. 3일 열리는 서울전에서도 이 같은 '제로 톱' 전술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 서정원 감독은 "유기적인 움직임과 반박자 빠른 템포의 연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는 서울도 고명진, 하대성, 몰리나 등 미드필드에서의 세밀한 패스로 맞선다는 계획이다. 최용수 감독은 "상대가 높이를 배제하고 패싱 축구로 변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오랫동안 패싱 축구를 해왔기 때문에 자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 최고의 골키퍼 누구?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골키퍼는 수원의 정성룡이다. 최근 리그 4경기에서 2실점의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정성룡은 서울과의 맞대결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자는 것, 먹는 것 모두 서울전을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면서 자만하지 않고 준비하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서울의 수호신 김용대의 상승세도 돋보인다. 31일 제주와의 경기에서 종료 직전 허용한 페널티킥을 막아내며 승리를 지켜냈다. 서울은 최근 5경기에서 2실점, 홈에서 4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김용대는 "경기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나 혼자만이 아닌 수비진과 함께 반드시 이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정원 감독은 "수원은 슈퍼 매치에 강하다. 그것을 믿고 경기에 나갈 것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용수 감독은 "받은 만큼 반드시 돌려줄 것이다. 이제는 분명 이길 때가 됐다"고 설욕을 다짐했다.
이창호기자 ch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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