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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툭하면 욱일승천기로 도발… 자국 '민도'는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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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툭하면 욱일승천기로 도발… 자국 '민도'는 외면

입력
2013.07.31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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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터'에 비유되는 축구 경기장에선 가깝고도 먼 한일 간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신경전이 끊이지 않았다. 물론 스포츠 경기에서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국수주의적 응원은 자제돼야 한다. 하지만 "한국인 민도(民度)에 문제가 있다"는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일본 문부과학장관의 망언은 정작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승천기를 휘두르며 우리 응원단을 자극해온 자국민들의 민도는 외면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시모무라 문부과학장관이 문제를 제기한 경기는 지난 28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한일전이었다. 이 경기는 13년 만의 '잠실 한일전'이기도 했다. 한국 대표팀 응원단 '붉은 악마'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관중석엔 이순신 장군과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 초상화 현수막도 등장했다.

문제는 일본 관중이 경기 시작 전 애국가가 끝나자 욱일승천기를 꺼내 흔들어 우리 보안 요원에 압수당한 사실을 일본 당국이 못 본 척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우리 응원단 플래카드 역시 정치적 내용이 있다는 이유로 철거를 요구했다.

응원할 때 정치적 주장을 금지하고 있는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과 달리 일본이 욱일승천기 응원전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 2월 일본에서 열린 양국 프로팀 간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전력 점검을 위한 연습 경기인데다 양 프로팀이 소속된 자매도시 간의 제휴 25주년을 기념하는 경기였다. 하지만 일본팀 응원단은 국가대표팀 경기도 아닌 이 경기에서 욱일승천기가 그려진 현수막을 들고 응원전에 나섰다. 일본 측은 우리 프로팀의 현수막 철거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럽의 경기장에서 독일 나치 문양 등장을 상상할 수 없는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8월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세 이하 여자월드컵 8강전에서도 홈팀인 일본 관중들은 대형 욱일승천기를 내걸었다. 이 경기를 앞두고 일본 주요 포털사이트엔 "30일 욱일기를 들고 집합"식의 캠페인이 전개되는 등 의도된 도발이었다. 일본 축구협회는 당초 욱일승천기 경기장 반입 금지 입장을 밝혔지만 자국 여론 등살에 밀려 이를 철회했다.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3,4위전에선 일본에 승리한 뒤 박종우 선수가 '독도 세리머니'로 6개월이 지나서야 동메달을 수여 받는 일도 있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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