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노량진 배수지 수몰 참사 이후 대규모 공사장의 안전 점검을 할 때 근로자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친 방화대교 남단 접속도로 공사 현장도 점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서울시 측의 부실한 감독에 대한 각계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조성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31일 "노량진 배수지 수몰 사고 이후에 대형 공사장을 점검했는데 그 때 점검 대상에 방화대교 남단 접속도로 공사 현장도 포함됐다"며 "매일 다른 공사를 하다 보니 (사고 원인 발견을) 놓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 본부장은 "구조적인 부분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고 기술력이 필요한 점검 사항이라 직원들만으로는 (당시 점검에) 한계가 있었던 듯하다"고 말했다.
한차례 안전 점검을 마친 뒤 불과 일주일여만 에 서울시 발주 공사장에서 안전사고로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서울시는 관리 책임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을 전망이다.
서울시는 또 시공사인 금광기업이 광주에 건설한 지하상가가 2010년 붕괴해 법원에서 13억원의 배상 판결을 받았던 사실도 뒤늦게 알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 본부장은 "개인적으로는 모르는 일이지만 시점상 서울시와 계약한 이후에 (광주에서) 사고가 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여기에다 방화대교 공사의 주 시공사인 금광기업이 건설공사 보험에도 가입돼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3월 말 만기 이후 4월부터 보험료를 내지 않아 현재는 '무보험' 상태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하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건설공사는 건설공사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그러나 서울시는 금광기업의 보험 가입 여부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 관계자는 "금광기업이 지난해 예산 부족으로 공사를 1년간 중단했고 올해 2월 공사에 다시 착수하면서 제출한 발주 내역서의 사업비에 건설공사보험 가입 내용이 반영돼 있어 별도의 확인 작업을 거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제2의 성수대교 사건', '복지부동이 부른 인재(人災)'라는 등 서울시의 관리 감독 소홀을 지적하는 글들을 인터넷 공간에 띄우고 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이날 사고 원인 규명 등을 위해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 운영한다고 밝혔다. 박영석 명지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한 위원회는 다음달 13일까지 활동한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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