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쟁에 30만 명 이상의 한국군이 참전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추모 행사는 쉽게 찾아 볼 수가 없어요. 한국 정부가 나서야 할 때가 됐다고 봅니다."
이병희(80ㆍ사진)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해외협의회 회장은 31일 코리아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워싱턴에 거주하고 있는 그는 해외에 사는 참전 용사 대표 자격으로 최근 방한했다.
이 회장은 "지금이야 말로 한국 정부가 베트남 전쟁 참전 용사들을 추모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거에 대한 방안의 하나로 미국 정부가 워싱턴 내셔널 몰에 건립중인 베트남 전쟁 참전 용사 기념관 교육센터에 기부할 것을 제안했다. 교육센터는 베트남전 참전 용사 기념관 옆이자 링컨 기념관에 인접해 있다.
그는 "베트남 전쟁에 32만5,517명의 한국군이 참전해 5,099명이 전사했으나, 한국 정부가 이들을 추모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미국의 사례를 우리 정부가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 정부는 지난해 5월28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베트남전을 "승리한 전쟁"이라고 선언한 이후부터 베트남 전쟁을 정부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기념하기 시작했고, 이의 일환으로 교육센터를 짓고 있다.
교육센터는 1월에 착공식을 가졌고 내년 11월 준공될 예정이다. 교육센터에는 베트남 전쟁을 소개한 '나라를 위해 복무한 이들- 봉사가 남긴 유산' 전시관이 들어서게 되며, 30여년에 걸쳐 기념벽에 남겨진 20만 개 이상의 유물과 증표 등의 물건을 보여주는 수집관, 베트남전 시대를 압축해 보여주는 연대표 등도 볼 수 있게 된다.
교육센터 건립엔 8,000만 달러의 예산이 필요하다. 현재 절반 정도가 모여졌는데, 미 정부는 나머지 예산을 채우기 위해서 한국 정부에도 협조를 요청해놓은 상태다.
콜린 파월 전 미 국무장관은 한국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고 있고, 존 틸러리 전 한미연합사령관도 국방부와 보훈처 등을 대상으로 모금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 회장은 "최근 김문수 경기지사를 만나 협조를 요청했고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강승우 코리아타임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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