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민도 망언’에 “대단히 실망스러운 일… 욱일승천기로 먼저 자극한 사실 외면 중단돼야”… 잇따른 日 각료 망언에 한일 냉각 국면 심화… 8ㆍ15 앞두고 야스쿠니 신사 참배 땐 걷잡을 수 없이 악화/靑 관계자 “현 일본 태도론 정상회담 한다고 지속적 관계 발전 보장 어려워”
대한축구협회(KFA)는 31일 동아시안컵 한일전 플래카드 문제와 관련해 “그 나라(한국)의 민도(民度)에 의문이 생긴다”는 일본 각료의 망언에 대해 “이런 사안을 두고 일본 정부의 고위 관리까지 한국을 비난한 것은 대단히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강한 유감의 뜻을 밝혔다. “나치 독일의 헌법 개정 수법을 배우자”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장관의 망언에 이어 한일전 응원까지 외교 갈등으로 비화하면서 한일 간 갈등이 심화되는 형국이다.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아베 신조(安倍晉三) 내각 각료들이 8ㆍ15 광복절을 앞두고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나설 경우 한일 관계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KFA는 이날 성명을 내고 “경기를 참관한 일본축구협회측 인사들도 일본 응원단에서 욱일(승천)기를 통해 먼저 도발했고, 양국 축구협회가 적절히 대처한 점을 충분히 이해했다고 여긴다”며 “일본 응원단이 대한민국 수도 한가운데서 대형 욱일승천기로 응원한 사실은 외면한 채 한국 측의 행위만을 부각시키는 태도는 중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KFA는 동아시아축구연맹에 보낸 공문에서도 “욱일기는 한국 국민에게는 역사적인 아픔을 불러일으키는 상징”이라며 “일본 응원단은 이날 경기 시작 직후 대형 욱일기를 휘둘러 우리 응원단을 자극한 것이 사태의 발단”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잇따른 일본 각료들의 망언에 대해 “박근혜정부 외교의 근간은 신뢰인데 일본은 여전히 한쪽에선 대화, 다른 쪽에선 망언을 하며 상반된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며 “한일 정상회담을 한다면 이후 지속적인 관계 발전이 담보돼야 하는데 현재로선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참의원 선거 승리에 따른 일시적 현상인지 의도된 행위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광복절을 맞아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여부 등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외교부는 한일전 응원 논란과 관련한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일본 문부과학장관의 ‘민도 망언’에 대해 “무례한 발언으로 심히 유감스럽다”는 논평을 냈다. 스포츠 응원전과 관련해 그간 축구협회 소관이라는 입장을 밝혀온 외교부의 이 같은 직접적 대응은 그만큼 발언 자체가 도를 넘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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