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캡틴 최형우(30ㆍ삼성)의 방망이가 뜨겁다. 사자 군단의 여름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최형우는 30일 광주 KIA전에 3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볼넷 4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0-2로 뒤진 3회초 상대 선발 김진우로부터 동점 투런 아치를 그렸고, 5-2로 역전한 4회 2사 1ㆍ2루에서는 싹쓸이 우중월 2루타를 쳤다. 시즌 21호 대포로 박병호(넥센)와 함께 이 부문 공동 선두. 생애 첫 홈런왕(30개)에 등극한 2011년의 페이스와 비슷하다.
또 장외 홈런이었다. 3회초 2사 1루,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김진우의 5구째 체인지업(시속 127㎞)을 놓치지 않았다. 맞는 순간 대포를 직감한 듯 방망이를 두 손에서 놓았다. 타구는 멈추지 않고 광주구장 외야 밖으로 넘어 갔다. 한국야구위원회의 공식 비거리는 120m.
캡틴의 불 방망이를 앞세운 삼성은 KIA를 8-5으로 꺾고 선두 자리를 지켰다. 49승2무29패로 2위 LG(48승34패)와의 승차를 3게임으로 벌렸다. 한국시리즈 직행의 보증 수표인 50승 고지에는 단 1승 만 남은 상태. 삼성은 최근 10경기에서 8승2패, 후반기 7경기에서는 6승1패의 고공 행진 중이다.
최형우는 후반기에만 4경기 연속 홈런을 포함해 벌써 5개의 대포를 터뜨렸다. "타격감이 꾸준하지 않아 걱정"이라고 했지만 상대 팀 입장에서는 공포의 타자다. 무엇보다 5개의 홈런 중 4개가 장외 홈런이다. 대구에서 3차례, 광주에서 1차례 경기장을 넘겼다.
홈런 비거리도 단연 최고다. 21방의 평균 비거리는 120.24m로 박병호(117.14m) 보다 3m 이상을 멀리 날렸다. 대구 구장이 상대적으로 작아 홈런이 많다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 타고난 힘과 하체를 활용한 타격, 선구안까지 흠 잡을 데가 없다.
결승타도 가장 많다. 후반기 3개, 시즌을 통틀어 10개로 둘 모두 선두다. '끝내주는 사나이'다. 중심에 서서 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이날 역시 동점 홈런과 쐐기 타점을 뽑아내며 결승타 못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한편 부산 롯데-두산전에서는 롯데가 두산을 6-2로 따돌리고 42승2무37패로 4위 두산(43승2무37패)을 0.5경기 차로 바짝 따라붙었다. 이날 3위 넥센(44승1무36패) 역시 최하위 한화에 3-10으로 덜미가 잡혀 롯데와 승차가 1.5경기로 줄었다.
인천에서는 NC가 모창민, 이호준, 권희동의 솔로 홈런 3방을 앞세워 SK에 4-2 8회 강우 콜드 승을 거뒀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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