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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7월 31일] 경상수지 흑자, 반길 것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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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7월 31일] 경상수지 흑자, 반길 것만 아니다

입력
2013.07.30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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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가 297억7,000만 달러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17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간 데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7억5,000만 달러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니 놀라운 증가세이다. 만성적 적자를 기록했던 서비스 수지도 지난해에 이어 흑자를 지속하고 있어 그 내용도 좋다.

그러나 경상수지 흑자의 급증을 반가워 할 일만은 아니다. 상반기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6%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수입은 2.8% 감소했다. 원자재와 자본재 수입이 5.0%와 1.1% 각각 감소했다. 경기 침체로 전체 수입의 90%를 차지하는 원자재와 자본재 수입이 감소한 덕분에 큰 폭의 흑자를 낸 것이다. 원자재 수입액 감소는 국제 원자재 가격의 안정 덕분인데 그만큼 글로벌 경기 침체가 심해 원자재 수요가 감소했음을 보여준다. 성장 잠재력 확충과 직결된 자본재 수입이 감소한 것은 기업들의 투자 심리 위축을 나타낸다. 이른바 '불황형 흑자'에는 빛과 그림자가 함께 있다.

경상수지 흑자가 크게 늘어나면 우리 경제의 차별성이 부각되고 미국· 중국 등의 불안 요인에 따른 충격을 흡수할 능력이 커지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불황형 흑자의 확대는 가뜩이나 내수 기반이 취약한 우리 경제의 내수 위축이 심각해 수입 수요가 크게 감소한 구조적 요인 탓이 크다. 내수 부양을 통해 소비와 투자를 촉진하고 수입을 늘려 흑자 규모를 적정선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 과감한 규제 완화와 신성장 사업 발굴로 기업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 창출로 소비 여력을 높여가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경상수지 흑자를 활용해 양질의 대외 자산을 늘려나가면 일본처럼 해외 투자 수익에 의한 안정적인 경상수지 흑자 유지와 함께 원화 절상 압력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 경상수지 흑자가 크게 늘어나면 원화 가치는 언젠가 오르게 된다. 기업들은 여유가 있을 때 방심하지 말고 환율 하락에 대비한 경영 체질 개선과 품질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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