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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7월 31일] 스포츠에서 정치적 행동은 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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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7월 31일] 스포츠에서 정치적 행동은 금기

입력
2013.07.30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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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안컵 축구 한일전에서 양국 응원단이 보인 정치성 짙은 행동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주말 서울 잠실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일본 응원단은 과거 군국주의를 상징하던 대형 욱일승천기를 흔들었다. 이에 맞서 우리 붉은 악마 응원단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주최 측이 양쪽 모두를 제지해 이렇다 할 불상사는 없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관방장관 성명으로 유감을 표명하고 NHK 아사히(朝日) 등 언론도 일제히 우리 쪽을 비난, 국내 여론을 다시 자극하고 있다.

우리는 먼저 양쪽 응원단이 상대를 자극할 게 뻔한 정치적 행동을 미리 준비한 것을 나무라지 않을 수 없다. 그런 행동이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금기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법한 이들이기에 더욱 그렇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약도 당연히 선수와 응원단의 정치적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특히 우리는 런던올림픽에서 박종우 선수가 '독도 세리머니'를 펼쳤다가 동메달이 박탈될 위기에 처했던 사정을 기억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축구협회가 욱일승천기는 곧장 제지하고서도 붉은 악마의 플래카드는 전반전 내내 그냥 둔 것은 잘못이다. 일본 정부와 언론이 마치 우리 쪽만 잘못한양 정색을 하고 나서는 빌미를 준 셈이다. 게다가 붉은 악마가 이순신 장군과 안중근 의사의 초상화까지 들고 나온 것이 그들에게 도발적으로 비쳤을 수 있다. 그러나 굳이 따지자면 일본 제국주의가 침략 전쟁에 앞세웠던 욱일승천기가 우리에게는 한층 도발적이다. 제국주의 침탈의 피해자인 우리 안마당에서 욱일승천기를 흔든 것은 무모하고 무례한 짓이다. 일본 정부와 언론은 이런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물론 열띤 응원전에서 상대가 먼저 자극하더라도 성숙한 자세로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다. 특히 붉은 악마가 플래카드 철거에 대한 항의 표시로 후반전 응원을 하지 않은 것은 옳지 못한 행동이었다. 선수들이 깨끗한 승부를 겨뤄야 하듯이 관중과 응원단도 품격과 매너를 지켜야 한다. 양쪽 모두 논란을 키우기보다 자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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