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은 29일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가 설립했던 데이터베이스 보안업체 웨어밸리를 압수수색해 회계 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회사 양수도 관련 자료, 내부 문서 등을 확보해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검찰은 재용씨가 웨어밸리를 설립할 당시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중 일부가 설립 자금으로 흘러 들어 갔거나 웨어밸리를 운영하면서 비자금을 세탁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재용씨는 2001년 1월 웨어밸리를 설립한 뒤 2003년 8월 사업 파트너인 류창희씨에게 회사를 넘겼다. 류씨는 같은 해 10월까지 회사의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이후 전 전 대통령 비자금 관리인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손삼수씨가 회사를 다시 넘겨받아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류씨는 그와 가족들 이름이 재용씨의 사업체 곳곳에 등장해 전 전 대통령 비자금의 핵심 관련자로 지목돼 왔다.
류씨는 재용씨 가족이 100% 지분을 소유한 부동산 개발회사 비엘에셋에서 이사로 일했고 그의 아버지도 2001∼2006년 비엘에셋의 대표를 지냈다. 검찰은 류씨를 핵심 참고인으로 판단, 지난 22일 성북동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류씨에게서 웨어밸리를 넘겨받은 손씨도 전 전 대통령 비자금 관리인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손씨는 육군사관학교를 나와 청와대 비서관을 지내며 전 전 대통령을 보좌했다. 현재 웨어밸리 주식의 49.53%인 148만5,750주를 소유하고 있다.
1996년 전 전 대통령의 내란·뇌물죄 수사 때 발견된 차명계좌에서 손씨의 장모와 형·형수, 심지어 형의 장모 명의가 등장하기도 했다.
검찰은 재용씨의 두 아들이 웨어밸리의 주주(각 7% 보유)인데다 재용씨가 부친에게서 증여 받은 돈으로 이 회사를 세운 뒤 2002년 말 증자한 점을 토대로 비자금이 유입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앞서 류씨는 2004년 재용씨의 조세포탈 사건 당시 검찰 조사에서 "재용씨가 전 전 대통령으로부터 물려받은 무기명 채권을 매각해 그 중 15억∼17억원 정도를 웨어밸리에 투자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류씨나 손씨 등 회사 전·현직 임직원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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