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의 세무조사 무마로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 전군표 전 국세청장과 허병익(구속) 전 국세청 차장간의 진실 공방이 주목 받고 있다.
허 전 차장은 그간 검찰 조사와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CJ 측으로부터 받은 돈가방을 전 청장에게 전달했다”면서 “배달사고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진술에 따라 세간의 관심은 전 전 청장에게 집중됐으나 그는 이날 “예전에도 내가 비슷한 일을 한 번 겪었지 않았느냐”고 2년 전 그림로비와 관련해 진실 공방을 벌인 것을 상기시킨 뒤, “30만 달러와 시계를 받았다는 허 전 차장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 전 청장은 이어 CJ 그룹의 세무조사 무마 등 여타 의혹에 대해서는 “해명할 생각”이라고만 말했다.
전 전 청장의 변호인도 이날 “전 전 청장 본인은 허 전 차장의 주장에 대해 황당해하고 있다”면서 “허 전 차장이 배달사고를 내지 않고 전 전 청장에게 전달한 것이 있으면 왜 본인이 구속됐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허 전 차장의 주장은) 신빙성이 좀 떨어지는 것 같다”며 “법원에서도 그 혐의로 영장을 발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 전 청장이 2006년 7월 취임한 뒤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CJ 이재현 회장과 신동기 부사장, 허 전 차장과 만나 CJ측의 명품 시계를 선물로 받았다는 이른바 ‘4인 회동’에 대해서도 “(전 전 청장은) 그런 주장에 대해 황당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 전 청장과 허 전 차장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뇌물을 제공한 당사자로 지목된 CJ그룹 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진실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다”라면서 입을 닫았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윤대진 부장검사)는 수감된 허 전 차장을 28일 서울구치소에서 소환해 뇌물을 받은 명목과 금품이 오간 경위 등을 추궁했으며 조만간 전 전 청장을 불러 진위 여부를 가릴 방침이다.
검찰은 일단 허 전 차장의 배달 사고 부분에 무게를 두면서도 전 전 청장에게는 CJ 측이 과연 아무런 로비 시도를 하지 않았는가 하는 부분에도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드러날 국세청 두 선후배간의 진실공방에 대한 결말에 많은 이들의 시선이 쏠려 있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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