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의 '큰 손'인 국민연금이 올 상반기 국내 증시에서 자동차와 금융지주, 증권, 통신사의 지분율을 집중적으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창조경제 기조를 반영해, 오락 문화와 소프트웨어 업종 관련주의 지분율을 늘린 점도 주목된다. 전기전자와 반도체, 화학, 유통, 서비스업종에서는 지분율 증감이 반반 수준이었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상반기(1∼6월) 보유 지분 5% 이상인 종목 총 173개 가운데 73개 종목의 지분율을 낮췄고, 100개 종목의 지분율을 높인 것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와 운송장비 업종과 관련된 부품주 매수가 눈에 띄었다. 국민연금은 현대차 지분율을 작년 말 5.95%에서 올 상반기 6.99%로 1.04% 높이는 등 운송장비 9개 종목의 지분을 확대했다. 이 가운데 대우조선해양(7.05%)과 새론오토모티브(7.37%), 에스엘(6.11%)은 올해 새롭게 '5% 이상 지분보유' 종목에 포함됐다. 지분율이 떨어진 종목은 S&T중공업(9.46→7.38%)뿐이었다. 코스닥 시장의 운송장비·부품 업종에 속한 평화정공(7.04%)과 성우하이텍(5.05%)도 보유 지분율이 늘었다.
증권사와 금융지주사 지분율이 대체로 오른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국민연금은 KTB투자증권(5.97%)과 미래에셋증권(5.10%), 우리투자증권(5.06%), 삼성증권(8.24%) 등 4개사 지분을 확대했다. 다만 HMC투자증권의 지분율은 6.32%에서 5.25%로 1.07%포인트 낮췄다.
KB금융(8.24%), 우리금융(6.01%), BS금융지주(6.09%), 한국금융지주(9.13%) 등 4개 금융지주사는 모두 1.01∼2.12%포인트씩 지분율이 올랐다.
정부의 창조경제 기조와 관련, 에스엠(8.33%)과 파라다이스(5.29%), 코나아이(7.60%), SBS콘텐츠허브(7.07%) 등 오락문화와 소프트웨어 업종 관련주의 지분율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KT(8.65%), SK텔레콤(6.10%), LG유플러스(5.09%) 등 통신 3사 지분율도 상승했다.
전기전자와 반도체, 화학, 유통, 서비스업종에서는 지분율 증감이 반반 수준이었다. 전기전자업종의 경우 6개사의 지분율을 높이고 6개는 내렸다. 하지만 삼성전자 지분율은 작년 말 7%에서 변동없이 고정됐다.
화학업종에서는 삼성정밀화학, 롯데케미칼, 넥센타이어, 대한유화공업, 이수화학, 삼영화학, 에이블씨엔씨 등이, 서비스업종에서는 제일기획, GS, CJ, GKL, CJ CGV, 현대HCN, S&T홀딩스 등이 1% 이상 보유 지분율이 감소했다. GS홈쇼핑(4.82%)과 CJ오쇼핑(6.23%) 등 홈쇼핑주 지분율도 2% 넘게 낮아졌다. 특히 건설업과 기계, 철강금속업종에서는 지분율을 내린 종목이 더 많아 주목됐다.
정승양기자 s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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