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 장애자의 90%는 부모가 정상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들은 자라면서 청각 장애자들끼리 잘 어울리고 수화를 먼저 배우며, 그쪽 사회에 더 빨리 적응한다고 한다. 또 ‘청각 장애자 부부의 자녀’(coda=child of deaf adults)는 90% 이상이 정상이라고 한다. 이들은 ‘침묵 언어’와 ‘수화’라는 2개의 언어, 2개의 문화에 노출된다.
부모가 청각 장애자였던 Thomas Bull은 정상인이었지만, 절반은 청각 장애자의 세계에 살고, 절반은 일반인의 삶을 살았다고 고백한다.(to live half their life in the Deaf World and half in the Hearing World). 일반인에게는 다양한 청취 소스가 있어 듣기와 말하기가 동시에 가능하지만(Preston, 1994), 이들은 그렇지 않다.
영국에서는 비슷한 환경의 3세 미만 아기 300명을 몇 그룹으로 나눠 조사를 했더니, TV시청을 많이 한 그룹이 언어 능력 면에서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1년이나 뒤졌다고 했다. TV시청을 통해 듣기 능력은 발전되었지만 말하는 기회가 적었기 때문에 speaking기능이 뒤쳐진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고 한다. 사람이 어떤 사물을 볼 때(looking)는 지각 능력이 한쪽으로 치우치기 때문에 TV를 watching할 때, speaking은 당연히 비활성화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또래 친구들과 놀거나 대화할 때는 말하기 능력이 자동적으로 활성화되고 청취력도 자연적으로 발전한다. 게다가 TV나 영화마다 배경과 특색이 있기 때문에 언어의 전체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단점도 있다. 그래서 언어학자들은 영화나 TV 방송을 통해 언어를 배우고 확인하는 일은 부질없는 짓이고, Hollywood English로는 영어다운 영어를 배울 수 없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영화 몇 편의 대사만 모아 놓고 언어의 전체성을 조사한 경우도 많은데 누구 하나 영화를 통해 그 언어를 익히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권장한 예가 거의 없다.
독해도 되고 듣는 것도 가능한데 말이 나오지 않는 이유, 그것은 건강한 자녀가 청각장애자 부모를 둔 환경과 매우 흡사하다. 모국어일 때도 어려운 환경인데, 외국어인 경우 더욱 불리한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Speaking은 모름지기 입을 열고 말을 하기 시작할 때 가장 빨리 터득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원어민 영어와 똑같은 input을 하고 적어도 하루 30분 이상의 입술 훈련 말하기 연습을 해야 하는 이유는 ‘말하기’는 ‘노래하기’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노래가 지식이 아니라 훈련이고, 박자와 음정은 연습만이 해결책인 것도 ‘영어 말하기 훈련’의 과정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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