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협정 체결일을 '전승절'이라고 주장하는 북한은 27일 정전 60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열어 기념했다. 북한이 전승절에 대규모 열병식을 연 것은 1993년 이후 20년 만이다.
이날 오전 10시쯤 시작한 열병식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북한을 방문한 리위안차오(李源潮) 중국 국가부주석,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김경희∙김기남 당비서 등과 함께 주석단에서 열병식을 지켜봤다.
특히 열병식이 진행되는 동안 김 제1위원장과 바로 옆에 서 있던 리 부주석이 대화하는 장면이 자주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열병식에 참가한 일부 부대와 참전 노병들은 6∙25전쟁 당시 입었던 군복을 그대로 입었으며 주석단에 있는 박봉주 내각 총리도 노농적위군복을 입었다.
북한은 이날 열병식 행사를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방송, 평양방송 등 방송 매체를 통해 2시간 가량 생중계했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해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 열병식에서는 직접 육성연설을 했지만, 이번에는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대독했다. 최 총정치국장은 평화를 위해서는 전쟁 준비가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열병식에는 1만2,000여명의 병력이 대규모 퍼레이드를 벌였고 이어 견인포와 방사포, 장갑차 등 300여종의 무기가 동원됐다. 그 동안 시험발사를 해온 무인타격기도 처음 등장했다. 또 스커드와 노동, 무수단, KN-08 등 단∙중∙장거리 미사일도 등장했지만 신형 무기는 눈에 띄지 않았다. 이번 행사에는 복장에 '방사능표식'을 하고 배낭을 멘 부대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는데 휴대용 핵무기 개발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이 소형 휴대용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이날 "열병식을 전체적으로 평가하면 신형 무기는 등장하지 않았고 규모도 지난해 4월15일 김일성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열병식의 절반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4월 열병식에는 병력 1만5,000여명과 장비 800여대가 동원됐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