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진당한 '형' 추신수도 같이 웃었다안타성 타구 호수비로 박수…메이저리그에서 이렇게 대단한 환영을 받아본 적이 없다로스앤젤레스는 작은 한국처럼 느껴진다
미국 속의 한국 LA에서 열린 역대 15번째 한국인 투ㆍ타 맞대결은 흥겨운 축제 분위기 속에 '아우'류현진(26ㆍLA 다저스)의 승리로 끝났다.
류현진은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와의 홈경기에서 추신수(31ㆍ신시내티)와 상대해 2타수 무안타에 볼넷 1개로 판정승했다. 지난 2010년 7월30일 박찬호(당시 뉴욕 양키스)와 추신수(당시 클리블랜드) 이후 3년 만에 성사된 코리안 빅리거 맞대결이었다. 1회 첫 대결에서 류현진은 추신수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3회 체인지업으로 추신수의 타이밍을 뺏어 1루 땅볼로 유도했다. 이어 6회에는 원 바운드로 떨어지는 커브를 앞세워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이날 류현진의 주무기는 최고 95마일(약 153㎞)의 강속구와 88마일(약 142㎞)의 슬라이더였다. 빅리그 첫 완봉승을 올린 5월29일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 안타 2개를 내준 뒤 경기 최소 안타 타이를 이뤘다. 탈삼진은 지난 5월1일 콜로라도전(12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체인지업과 커브 등 변화구의 위력이 더해져 류현진은 이날 땅볼 11개(뜬공 1개)를 잡고 상대 타선을 쉽게 제압했다. 5회 1사 후부터 6회 2사까지 4타자 연속 삼진을 낚는 등 삼진 9개를 곁들이며 신시내티를 봉쇄한 류현진은 3-1로 앞선 7회말 공격에서 대타 제리 헤어스턴으로 교체됐다. 7회말 타선이 1점을 보태 4-1로 승리하면서 류현진은 후반기 2연승과 함께 9승(3패)째를 올렸다. 평균자책점은 3.25에서 3.14로 좋아졌다.
2회 선두 타자 제이 브루스에게 밋밋한 직구를 던졌다가 우월 솔로 아치(시즌 11번째 피홈런)를 허용한 류현진은 1-1로 맞선 5회말 무사 1루에서 시즌 4번째 보내기 번트에 성공해 추가 득점의 발판을 놓기도 했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경기 후 "류현진이 7회 내내 잘 던졌다. 직구 스피드와 슬라이더가 좋았다"고 평가했다.
셸비 밀러(세인트루이스)와 신인왕 경쟁도 볼 만해졌다. 시즌 19경기에 등판한 밀러는 10승 6패, 평균자책점 2.77, 탈삼진 118개를 기록하고 있다. 성적은 조금 낫지만 류현진은 투구 이닝(129이닝)이 밀러(110.2이닝)보다 많고 이닝이터의 지표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도 15차례로 밀러(9번)를 크게 앞선다.
추신수는 류현진에게 무안타로 막혔지만 6회 1사 1루에서 후안 우리베의 좌중간 안타성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로 걷어내는 호수비로 박수를 받았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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