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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국조 파행 공방 스케치

입력
2013.07.26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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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26일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국정조사특위 파행을 둘러싸고 거친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은 새누리당 의원들과 남재준 국정원장의 특위 회의 불참을 강력 성토했지만, 새누리당은 합의 없는 야당의 일방적 회의 개최를 비판했다. 막말 논란도 벌어졌다.

특위는 이날 오전 10시 국정원 기관보고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회의 공개 여부를 놓고 새누리당은 비공개, 민주당은 공개로 맞서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회의 불참을 선언했고, 남 원장 등 국정원 간부들도 출석하지 않았다. 새누리당 특위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이날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외교안보상 중대한 국가이익과 관련된 사안은 비공개로 해야 한다”며 “공개 여부에 대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에 예정된 의사일정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소속 신기남 특위위원장은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단독으로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은 새누리당과 남 원장을 강력 성토했다. 민주당 특위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새누리당과 남 원장은 어떤 정식 통보도 없이 회의에 나오지 않았다”며 “국회법을 무시하고 국민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당 의원들이 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아 오전 11시쯤 회의는 중단됐다.

야당 의원들은 이후 기자회견을 국회법 위반을 이유로 남 원장을 고발하고, 탄핵소추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야당 의원들은 오후엔 국정원 항의 방문에도 나섰다.

파행을 두고 네 탓 공방도 벌어졌다. 민주당 신경민 의원은 “새누리당은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해야 한다며 참석을 거부했지만 국정조사는 공개가 원칙”이라며 “비겁한 방법으로 보이콧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박영선 의원은 “남 원장의 불출석에는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반면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민주당이 ‘비공개 진행’ 조건을 수용하지 않아 합의에 실패했다”며 “일정이 무효화됐는데도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회의를 여는 것은 향후 원만한 특위 운영에 큰 방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당 김태흠 의원은 “기관도 없는 상태에서 기관 보고를 하는 것은 국정조사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막말 논란도 불거졌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어제 회의에서 ‘사람 취급을 하지 마’, ‘인간이야, 인간?’‘양의 탈을 쓰고 나와가지고’ 등의 막말을 했다. 국정조사장이 동물농장인가”라며 “공식 사과하지 않으면 형사 고소, 국회 징계 요구 등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영선 의원 측은 “김 의원의 회견 내용은 왜곡되고 조작된 것이어서 매우 유감스럽다”며 “왜곡해서 막말을 조작해서까지 브리핑했다는 것에 대해 충격적”이라고 반박했다.

특위는 이날 국정원 기관보고를 끝으로 기관보고 일정을 마친 뒤 내달 15일까지 현장 방문 및 청문회 등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국정원 기관보고 파행으로 향후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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