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ㆍ7월27일) 기념행사 참석차 방북한 리위안차오(李源潮) 중국 국가부주석이 25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만나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분명한 입장을 전달했다.
리 부주석은 이 자리에서"중국은 한반도의 이웃으로서 한반도의 비핵화 실현과 평화와 안정 유지 방침을 견지한다"고 밝혔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26일 보도했다.
북한이 '잔칫날'로 여기는 전승절을 앞두고 중국 고위관계자가 김 제1위원장 면전에서 비핵화를 강조한 것은 눈길을 끈다. 중국은 북한의 입장을 감안해 '북핵 포기'를 한반도 비핵화라는 말로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매체들은 면담 사실을 보도하면서 이런 대목은 뺐지만 중국은 관영 통신을 통해 이 사실을 대외에 알렸다.
리 부주석은 "중국은 한반도 관련 문제들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해왔다"며 "중국은 6자회담 재개를 추진하고 지역의 평화를 위해 모든 당사자들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중 관계가 과거를 토대로 미래에 대해 준비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며 중국이 북한과 함께 상호 신뢰와 소통을 강화하고 다방면의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며 양국 관계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제1위원장은 북한은 중국의 6자회담 재개 노력을 지지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지키기 위해 모든 당사자들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김 제1위원장은 또 북한은 경제발전과 인민 생활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대외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덧붙였다.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김 제1위원장이 리 부주석을 접견한 소식을 전했다. 중앙통신은 리 부주석이 김 제1위원장에게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따뜻한 인사와 구두친서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그러나 구두친서의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날 접견에는 북측의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과 중국측의 장예쑤이(張業遂) 외교부 상무부부장 등이 배석했다. 리 부주석 일행은 27일 북한의 전승절 기념 행사에 참가하고 28일 귀국 길에 오를 예정이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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