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와 신시내티 레즈의 시즌 첫 번째 맞대결이 열린 26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의 인터뷰실. 유이한 한국인 메이저리거 류현진(26ㆍLA 다저스)과 추신수(31ㆍ신시내티)가 모처럼 만났다. 이들은 애리조나에서 치른 스프링캠프 기간엔 얼굴을 맞댈 기회가 많았지만 시즌 돌입과 함께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이날 다저스 구단은 4연전 첫 날을 맞아 이례적으로 인터뷰실을 개방했다. 적의 간판타자이지만 류현진만큼 높은 관심을 받는 추신수, 또 취재진을 배려했다.
이 때 인터뷰실 유리문 뒤에 낯익은 얼굴이 나타났다. 빼꼼히 인터뷰실 안을 살피는 류현진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경기 전 원정팀 선수를 만나는 게 자유롭지 못하다. 아무리 친해도 한국 프로야구처럼 원정팀 라커를 방문해 농담하는 일이 없다. 하지만 류현진은 선배 추신수가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단숨에 달려왔다.
설전은 이 때부터 시작됐다. 추신수는 슬쩍 류현진의 모습을 보더니 "저 놈은 저기서 뭐하냐"고 혼잣말을 던졌다. 이에 류현진은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 문 뒤에서 서성대며 기다리더니 "웬 인터뷰를 이렇게 오래 하느냐. 운동장에서 못 볼 것 같아 일부러 인사 드리러 왔다"고 선배를 반갑게 끌어안았다.
대화의 주제는 곧장 이번 4연전으로 넘어갔다. 추신수가 먼저 "이번 4연전을 다 이기고 싶다"고 포문을 열었고, 류현진은 "그렇게 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이어 눈길을 끌고 있는 투타 맞대결에 대해서는 "팀이 이기는 게 먼저"라고 둘 모두 공통된 답변을 내놓았다. 추신수는 "(류)현진이를 상대로 안타를 치고 안 치고는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한편 추신수와 류현진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한인타운에서 가족이 모두 모인 가운데 저녁식사를 함께하면서 선후배의 정을 나눴다. 식사 모임에는 추신수의 부모와 아내, 그리고 류현진 부모 등이 모두 참석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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