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노량진 배수지 수몰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한 문승국 행정2부시장의 사표를 25일 수리했다.
노량진 배수지 공사는 행정2부시장 산하 서울시 상수도본부에서 발주해 전면 책임감리제로 진행돼 서울시는 직접적인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문 부시장은 22일 노량진 사고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고 박 시장은 즉각 반려한 바 있다.
이에 문 부시장은 다시 '후진을 위한 용퇴'를 이유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고 박 시장은 전날 공관에서 열린 실·국·본부장 만찬에서 이를 수용했다.
문 부시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1년 9개월 간 재임 동안 뉴타운 출구 전략, 용산국제업무지구 부도 사태 수습, 우면산 산사태 수습, 세빛둥둥섬 운영 정상화 등을 가장 힘들었던 일로 꼽았다.
비록 문 부시장이 '후진을 위한 용퇴'를 공식적인 사임 이유로 들었지만 노량진 사고의 도의적인 책임을 지기 위해서 물러났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문 부시장은 사고 당일 시장 책임론이 대두될 것을 우려해 바로 현장을 방문하려던 박 시장에게 일정을 늦출 것을 건의했고 이로 인해 박 시장의 늦은 현장 방문을 두고 일각에서 비판 여론이 일자 부담을 느껴온 것으로 전해졌다.
순천고와 육사를 졸업한 뒤 특채로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문 부시장은 그간 서울시 도시계획과장, 물관리국장 등을 거쳤다. 2009년부터는 희망제작소 고문을 맡은 걸 인연으로 박 시장의 선거 캠프에서 역할을 하다 2011년 11월 행정2부시장에 임명됐다.
후임 인사로는 이건기 주택정책실장과 김병하 도시안전실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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