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성장률이 9분기 만에 0%대 저성장 늪에서 탈출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분기보다 1.1%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2.3% 성장했다. 일단 국내 경기가 바닥을 찍고 반등하기 시작했다는 청신호로 해석할 만하다. 정부와 한은이 예측한대로 하반기 성장률이 더 높은 '상저하고'로 갈 가능성도 일단 커졌다.
저성장 탈출이 반갑기는 하나 회복세 지속을 낙관하기는 아직 이르다. 무엇보다 경기 회복을 견인해야 할 설비 투자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2분기 성장은 재정 조기 집행과 추경 편성, 부동산 세제 혜택 등의 영향으로 정부 지출과 건설 투자가 늘어난 것이 주도했다. 하지만 하반기에 재정 지출 여력이 떨어지고 세수 부족까지 겹치면 정부 주도의 성장세는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 민간 소비 증가도 높은 가계 부채 부담을 고려할 때 경기 회복의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 수출 증가세도 미미해 해외 경제 여건과 엔화 약세가 부담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장률이 1%대를 회복했으나 체감 경기는 여전히 나쁜 것도 문제다.
정부와 한은의 예상대로 추경 편성과 금리 인하의 효과가 저절로 나타나 하반기에도 1%대 성장이 지속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업 투자가 확대되어 일자리가 늘어나야 민간 소비가 크게 개선될 수 있다. 그래야 기업 실적이 좋아져 다시 고용을 늘릴 수 있다. 이런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면 재정 지출이 아니라 민간 자생력에 의한 회복이 이루어져 체감 경기가 개선될 수 있다. 2분기 성장률이 1%대로 올라섰지만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4% 전후의 잠재 성장률에 크게 못 미친다.
단기 부양책도 중요하나 창조 경제의 구체적 실현으로 성장 동력을 확충하는 것도 중요하다. 미국 중국 등의 대외 불안 요소에 대한 위기관리를 잘 해야 올해 성장률을 목표 범위내로 끌어올릴 수 있다. 정부는 저성장 탈출에 자신감을 갖되 우리 경제의 대내외 여건에 대한 냉철한 진단과 정책 대응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