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선까지를 과다 노출이나 스토킹 등으로 봐야 하는지 등 법 적용이 애매한 경범죄 처벌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됐다. 경찰청은 25일 이 같은 '개정 경범죄처벌법 해설서'를 25일 제작 배포했다.
먼저 과다 노출 조항은 드러난 부위가 어디인지, 신체 노출 결과 상대방이 성적 수치심이나 불쾌감을 느꼈는지가 관건이다. 다소 모호한 전제가 있기는 하나 일단 공공장소에서 성기와 엉덩이, 여성의 가슴 등을 드러낸 것으로 정했다. 따라서 배꼽티나 미니스커트 착용 등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스토킹은 헤어진 옛 애인에게 지속적으로 다시 만나달라고 요구하거나 '첫눈에 반했다'라며 여러 차례 집 앞이나 직장 근처에서 기다리는 행위 등이 해당한다.
이런 행위를 처벌하려면 일단 전화나 구두, 서면 등으로 거절 의사를 뚜렷하게 밝혀야 한다. 대꾸하지 않는 등 묵시적 거부는 효력이 없다.
어두운 골목에서 모르는 사람이 쫓아오더라도 '명시적 반대 의사'와 '행위의 반복성'이 없으면 경범죄처벌법으로는 처벌이 불가능하다. 상황에 따라 경범죄처벌법상 '불안감 조성' 조항을 적용할 수는 있다.
사회적 논란이 적지 않은 관공서 주취 소란은 꼭 만취 상태가 아니어도 일반적인 기준으로 행동이나 상태가 술에 취했음을 알아볼 수 있는 정도면 법 적용이 가능하다.
일시적으로 흥분해 큰 소리로 떠든 경우는 처벌 대상이 아니지만 공무원이 자제를 요청했음에도 지속적으로 소란을 피우면 법에 저촉된다.
인권침해 논란이 인 구걸 행위 등에 대한 처벌 조항은 공공장소에서 사람들의 통행을 방해하며 구걸한 때에만 적용된다. 흔히 볼 수 있는 지하철 등의 역사 내 계단 한쪽에서 바구니를 놓고 구걸하는 행위는 처벌 대상이 아니다.
이밖에 전화나 문자메시지, 편지, 이메일 등을 계속 보내 상대방을 괴롭히면 경범죄처벌법에 저촉된다. 119나 112로 전화를 걸어 그냥 끊는 행위를 여러 차례 반복해도 처벌 대상이 된다. 허위신고를 하면 벌금액이 더 높은 거짓신고 조항이 적용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장에서 일어나는 개별 상황 하나하나를 모두 해설서에 담을 수 없기 때문에 일선 경찰관의 판단이 중요하다"며 "법 적용에 대한 기본적인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이 같은 해설서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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