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잠실 LG-KIA전. 6-1로 앞선 KIA의 7회말 수비에서 1사 후 잘 던지던 KIA 선발 김진우가 흔들렸다. 9번 손주인에게 3루수 쪽 내야안타를 허용한 데 이어 1번 박용택에게 좌월 2루타로 1사 2ㆍ3루 위기에 몰린 뒤 2번 오지환에게 다시 행운의 좌전안타를 내주며 1실점한 것. 빗맞은 안타가 2개나 포함돼 김진우로서는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결국 선동열 KIA 감독은 계속된 1사 1ㆍ2루에서 김진우를 내리고 박지훈을 필승조로 가동했다. 송은범을 올리기엔 이르고, 김진우를 계속 끌고 가기엔 한계 투구수(115개)에 이른 것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박지훈은 등판하자마자 폭투에 이어 3번 이진영과 9구 접전 끝에 2타점 적시타를 맞고 4-6으로 턱밑까지 쫓겼다. 1사 1루가 이어졌고 4번 정의윤과 5번 이병규의 두 큰 산이 더 남아 있었다. KIA 벤치는 불안감이 감돌았고, LG 덕아웃은 다시 한번 신바람 분위기가 연출되는 듯했다.
하지만 박지훈의 대담한 배짱이 위기에서 빛났다. 박지훈은 정의윤을 3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웠고, 최대 고비인 이병규를 맞아 5구 만에 투수 앞 땅볼로 요리하며 불을 껐다. 결국 KIA는 7-4로 승리했다. 2실점을 했지만 절체절명 위기에서 2년차 신예 박지훈을 투입한 선 감독의 용단이 맞아 떨어진 것이었다.
선발 김진우의 호투도 빛났다. 김진우는 선발 6.1이닝 동안 8안타 2볼넷 6삼진 4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8승(4패)째를 수확했다. 양현종(9승)에 이어 소사와 함께 팀내 다승 공동 2위. 최고 시속 149㎞의 직구와 주무기인 낙차 큰 커브를 앞세워 물 오른 LG 타선을 잠재웠다.
특히 홈플레이트 앞에서 급격히 떨어지는 커브가 위력적이었다. 지난 6월4일 롯데전부터 최근 7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의 꾸준한 투구. 에이스 윤석민이 전반기 부진으로 개점휴업 하다시피 했고, 양현종과 서재응도 부상과 부진으로 들쭉날쭉한 등판을 한 가운데 김진우가 후반기에도 선발 마운드의 구세주로 떠올랐다.
대구에서는 삼성이 3-3으로 맞선 연장 10회말 터진 3번 최형우의 끝내기 홈런을 앞세워 NC를 4-3으로 제압했다. 시즌 18호포를 가동한 최형우는 홈런 공동 2위 자리를 유지했다. 목동에서는 4번 타자 박병호가 시즌 20호 홈런을 쏘아 올린 넥센이 두산을 8-6으로 꺾고 이틀 연속 역전승을 거뒀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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