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자살한 유명 드라마 PD 김종학씨 빈소가 마련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4호실에는 장례 이틀째인 24일에도 배우와 제작사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고인이 연출했던 드라마 '모래시계'의 배우 이정재는 오전 11시15분쯤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그는 오후 1시쯤 빈소를 나서면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정재는 신인시절 '모래시계'에 출연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으며, 고인의 다른 작품 '백야 3.98'에도 출연한 바 있다.
배우 나문희도 조문했다. 그는 "가슴이 너무 아린다. 얼마나 길이 없었으면 그렇게 드라마만 좋아하던 사람이 훌쩍 떠났겠나"라고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중견 배우 장항선, 이병준, 임현식, 심양홍, 변희봉, 박영지, 송옥숙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전날 빈소를 방문했던 박상원은 이날도 긴 시간 빈소에 머물며 조문객을 맞았다.
'여명의 눈동자', '태왕사신기' 등 고인의 대표 연출작에 출연한 장항선은 "그분은 마음이 여렸다. 이번에도 여린 마음에 그리 하지 않았겠나. 잘 헤쳐나가리라 생각했는데 안타깝다"고 했다. 임현식도 "당대 최고의 거장으로서 멋지게 활동해야 할 김 감독이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잠을 못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고인의 여러 선후배 감독도 작별 인사를 나눴다. '허준', '대장금' 등 사극 드라마로 잘 알려진 이병훈 피디는 빈소를 방문해 고인을 추모했다. 그는 "김 PD는 드라마 제작 분야에서 큰 행적을 남긴 아까운 인재"라며 "개인적으로 30년간 연출, 조연출 또는 제작자와 연출자 관계로 함께 일했는데 세상을 떠나서 너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고인의 오랜 파트너 송지나 작가는 이날 자신의 공식 사이트인 드라마다에 '다녀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송 작가는 "빈소에 다녀왔다. 아직 잘 모르겠다. 아침에 잠을 깨면 '아 이상한 꿈을 꾸었어'라고 말할 거 같다"고 김 PD의 죽음을 접한 감정을 전했다.
한편 한국드라마PD협회는 김 PD의 장례를 협회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장례는 3일장으로 치러지는데, 25일 오전 9시에 영결식과 발인이 이뤄질 예정이다. 장지는 경기 성남 영생관 메모리얼 파크다.
정승양기자 s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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