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켓처럼 온갖 펀드상품을 한 온라인 사이트에 진열해놓고 판매하는 '온라인 펀드슈퍼마켓'(가칭)이 내년 1월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이렇게 되면 금융소비자들은 이 곳에서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3,000여개 펀드를 직접 비교해보고 골라서 가입할 수 있게 된다. 다양한 펀드가 신규로 개발되고 고객들의 수수료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온라인 펀드슈퍼마켓에 출자하기로 한 업체는 자산운용사 37개, 펀드평가사 4개 등 총 41개사이며, 당초 목표했던 자본금 200억원도 확보됐다. 이에 따라 펀드슈퍼마켓 설립준비위원회는 이날 내년 1월 개설되는 '온라인 펀드슈퍼마켓'의 초대 대표이사 공모에 들어갔다. 임기 3년의 대표이사 지원기간은 다음 달 2일까지며 서류심사와 면접(8월 7일)을 거쳐 선임된다.
펀드 슈퍼마켓은 한 곳에 모든 펀드를 진열해놓고 판매하는 개방형 펀드 판매채널이다. 국내 일부 은행이나 증권사가 따로따로 온라인으로 펀드를 판매하기도 하고, 온라인 펀드 판매회사도 있지만 모든 펀드를 한 곳에 모아놓고 비교 선택할 수 있는 종합적인 판매 채널은 아직 없는 상태다. 기존 국내 펀드시장은 주로 자산운용사가 만들어 운용하고 은행이나 증권사가 판매하는 구조다.
투자자들은 펀드슈퍼마켓에서 다양한 펀드를 비교 평가해 선택할 수 있으며, 온라인 기반이어서 수수료도 기존 판매채널보다 낮아 그 수익도 고객의 몫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이 투자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신규 판로 역할도 톡톡히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은행이나 증권사는 같은 금융지주 산하 계열 자산운용사의 펀드를 주로 판매하지만, 계열 은행이나 증권사가 없는 중소형 자산운용사는 판매채널이 부족해 영업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준비위는 다음 달 중 대표이사 선임, 법인 발족을 거쳐 전산개발과 각종 추가 준비 작업을 통해 영업을 개시한다는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투자자들이 자기에게 맞는 펀드 상품을 고를 수 있도록 전문지식을 갖추고 투자상담을 해주는 독립적 재무설계사(IFA)를 추가 선발하고, 각 금융회사와 연동시켜 실명확인과 펀드 가입 및 환매 시 계좌이체 등이 가능하게 하는 작업 등이 과제로 남아있다.
조용병 펀드슈퍼마켓 설립준비위원장은 이날 "펀드슈퍼마켓이 활성화돼 기존 판매망인 은행과 증권사들이 자연스럽게 경쟁체제로 편입되면 수수료가 전반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며 "펀드슈퍼마켓은 업계의 수수료 인하 경쟁을 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승양기자 s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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