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7월 24일] 개성 공단 정상화 포기하긴 이르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7월 24일] 개성 공단 정상화 포기하긴 이르다

입력
2013.07.23 12:05
0 0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남북 실무회담이 내일 다시 열린다. 22일 5차 회담에서 양쪽은 북한의 책임 인정과 재발 방지 보장을 놓고 여전히 입장 차이가 커 이렇다 할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내일 회담도 타협점을 찾지 못할 경우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많다. 남북 모두 공단의 완전 폐쇄를 바라지 않는다고 전제하면, 이쯤에서 우리가 적극적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본다.

사태 장기화를 우려하는 이들은 협상 환경의 악화를 걱정한다. 북한은 27일 전승(戰勝)절, 정전 6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사상 최대 군사 퍼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 협력보다 대결을 강조하는 분위기에 개성공단 협상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8월에는 을지프리덤가디언 한미 연합훈련이 실시된다. 북한은 이미 "한반도 정세가 파국적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북한은 과거에도 한미 훈련 등을 빌미로 개성공단을 볼모 잡는 행태를 되풀이했다. '최고 존엄' 모독을 이유로 근로자를 철수시키고 공단을 닫은 이번 사태도 마찬가지다. 비핵화 압박에 맞서 위기를 높이기 위해 개성공단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다. 이런 행태는 남북 경협합의서뿐 아니라 "투자가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한다"고 규정한 저들의 개성공업지구법에도 위배된다.

그런데도 북한이 자신들의 막대한 이익까지 포기하는 자충수를 거듭하는 것은 늘 정치 목적이 앞서는 속성 탓이다. 그러나 그 뒷면에는 근로자 임금과 세금 등을 둘러싼 불만도 있을 것이다. 실무회담에서 공단 국제화에는 관심을 보이면서도 재발 방지책 요구에는 완강히 버티는 속내를 이런 배경에서 살필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북한의 그릇된 행태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위해 지속가능한 합의, 확실한 재발 방지 약속은 필수적이다. 다만 모든 협상이 그렇듯, 저들의 순수한 이해는 살펴주고 우리가 바라는 것을 얻는 지혜가 필요하다. 무조건 정상화를 외치는 것은 무모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반성과 변화를 기다리는 것이 상책은 아닐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