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첫 승과 3년 만의 설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 오후 8시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중국과 2013 동아시안컵대회 2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강한 압박과 빠르고 정교한 패스를 앞세워 '만리장성'을 넘어선다는 계획이다.
3년 만의 설욕전, 'Again 공한증'
이번 대회는 한국으로서는 설욕의 무대다. 한국 축구는 역대 중국과의 상대 전적에서 16승11무1패로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 1978년 첫 맞대결 이후 한번도 중국에 패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2010년 2월 일본에서 열렸던 동아시안컵 대회에서 중국에 0-3으로 패배, 무패 행진이 끝이 났다. 이로 인해 32년 동안 중국을 억눌렀던 '공한증(恐韓症)'도 깨졌다.
대표 선수들은 하나 같이 중국과의 2차전을 앞두고 승리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고요한(서울)은 "소속 팀에서 중국 팀들과 많은 경기를 치른 경험이 있다"면서 "중국은 매우 거칠지만 패스 위주로 풀어간다면 충분히 승산 있다"고 말했다. 3년 전 충격적인 패배를 벤치에서 지켜봤던 정성룡은 복수를 다짐했다. "그때의 아픔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이번에야 말로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홍명보호 첫 골의 주인공은
누가 과연 홍명보호에서 첫 마수걸이 득점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부터 한국은 지독한 '골 가뭄'에 시달렸다. 동아시안컵 호주와의 1차전에서 김동섭(성남)이 원톱으로 선발 출전했고, 후반 김신욱(울산)이 교체 투입, 상대 골 문을 두드렸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중국전에서 태극 전사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시원스런 골 세례를 퍼부어 화끈한 승리를 따내는 것이다.
홍명보 감독은 중국전을 앞두고 파주에서 열린 훈련에서 득점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미드필드에서 빠른 원 터치 2대1 패스에 이은 미드필드들의 2선 침투를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훈련이 끝날 무렵에는 스트라이커 김동섭, 김신욱, 서동현(제주)에게 따로 슈팅 훈련을 시켰다. 김신욱은 "공격수들이 호주전에 골을 못 넣어서 책임감이 크다. 그라운드에 나선다면 더욱 집중해 골을 넣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탄탄한 수비, 최정예 중국 상대로 통할까
'아시아의 리베로'로 불렸던 홍명보 감독이 사령탑에 오른 뒤 가장 먼저 초점을 맞춘 것은 수비의 안정화였다. 한국은 최강희 감독 체제 속에서 중앙 수비가 매 경기 바뀔 정도로 불안한 모습이었다.
홍 감독은 호주와의 경기에서 청소년 대표 시절부터 발을 맞췄던 홍정호(제주)와 김영권(광저우)이 중앙 수비로 중심을 잡고, 오른쪽에 김창수(가시와)와 왼쪽에 김진수(니가타)을 배치했다. 0-0으로 호주전이 끝난 뒤 "수비에서는 만족스럽다"고 말한 홍명보 감독은 일단 중국전에서도 큰 변화 없이 수비진을 꾸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일본과의 경기에서 1-3으로 뒤지다 경기 막판 2골을 몰아 넣으며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중국에서는 A매치 64경기에서 16골을 넣은 가오린(광저우)을 필두로 취보(귀저우), 정즈, 쑨시앙(이상 광저우) 등 최정예 멤버가 총 출동했다. 중국전이야 말로 수비진의 진정한 시험 무대가 될 전망이다.
이창호기자 ch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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