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채널에서 프로야구 중계방송을 시청하다가, 리모콘에 있는 빨간색 버튼을 누르면 새 TV화면으로 바뀐다. 경기 화면은 왼쪽 상단에 작게 줄어들고, 나머지 화면엔 각종 데이터가 올라온다. 현재 타석에 들어선 선수의 개인정보와 투수와의 상대전적, 타구장 경기 상황과 함께, 하이라이트 장면도 즉석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인터넷 야구중계'에서만 가능한 일이 모두 TV에서 실현되는 셈이다.
KT가 22일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일이 가능한 '올레TV 스마트'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고 밝혔다. 이 TV는 차세대 인터넷 표준인 HTML5 기반의 스마트 IPTV다.
HTML5는 한마디로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도, PC와 스마트폰, IPTV 등 모든 기기에서 호환이 가능한 새로운 웹 언어 표준을 뜻한다. iOS나 안드로이드 OS와 호환되고, PC와 스마트폰, 스마트IPTV를 넘나들며 사용할 수 있어 OS 파편화에 따른 콘텐츠 이용 제한이 사라지게 된다.
HTML5를 이용한 스마트 IPTV 서비스를 상용화한 것은 KT가 처음이다.
물론 케이블TV 방송(MSO)인 티브로드가 지난달 HTML5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케이블TV인 '스마트 플러스'를 출시했지만, HTML5를 이용한 스마트 서비스가 IPTV 업계에서 상용화된 적은 없었다.
KT는 이날 HTML5에 기반해, 방송과 웹 콘텐츠를 융합한'매시업(Mash-up) 서비스'를 소개했다. 야구경기에서처럼 TV를 보면서 한 화면에 각종 방송 정보 등을 함께 공유하는 기능이 결합된 것이다. KT는 앞으로 골프, 축구, 농구 등 전문 스포츠 영역과 여행, 요리 등 정보형 서비스 영역으로 매시업 콘텐츠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HTML5에 최적화된 콘텐츠 및 서비스도 대거 선보였다. IPTV를 스마트폰과 연동시켜 사용자의 발음교정과, 회화연습 등 일대일 영어 교육서비스가 가능한 '21 잉글리시', 고객 수준별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신개념 홈스쿨링 프로 등이 그 것이다. 웹에서 만든 콘텐츠를 TV에 옮기고, 모바일로 연동하는 클라우드 게임도 제공한다. 다음 달부터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DVD'는 한 번 구매한 콘텐츠를 영구 소장할 수 있다.
한 달 이용 요금은 채널 수에 따라 이코노미 월 1만2,000원, 스탠더드 1만5,000원, 프리미엄 2만원이며 오는 11월 말까지 신규 가입 고객은 3,000원씩 할인을 받는다. 가입은 콜센터(국번 없이 100번)에서 할 수 있다.
KT미디어허브의 김주성 사장은 "웹에 있는 모든 것을 TV에서 구동할 수 있는 개념은 기존 방송과 완전히 다른 차원의 서비스"라며 "새 서비스를 통해 현재 450만명 수준의 가입자를 올 연말까지 500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KT가 세계 최초로 만든 이 서비스를 세계 표준으로 육성해 수출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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