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가 절정에 이르는 기간이 이번 주와 다음 주다. 열심히 일하는 중에 갖는 적당한 쉼이야말로 축복이요 행복이다. 휴가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만이 그 진미를 맛볼 수 있는 선물이다. 하는 일없이 놀기만 하는 사람이 노는 맛을 알기란 어려운 법이다. 진정한 휴식은 각고의 땀을 흘린 다음에야 즐길 수 있다.
음악이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는가? 음악이 없다면 얼마나 지겨울까. 무엇이 음계 하나하나를 조화롭게 결합시켜 음악으로 완성할까?'리듬이다. 삶의 조각 하나하나를 조화롭게 결합시켜 완성하는 것도 리듬이다.
인생의 악보에는 쉼표가 없어서 연주자인 자신이 직접 필요한 쉼표를 찍어가며 연주를 해야 한다. 쉼표 없는 악보는 좋은 음악이 될 수 없는 것처럼 쉼표 없는 인생은 참 인생일 수 없다. 일만 열심히 하는 것은 삶을 리듬이 없는 지루한 것으로 만든다. 휴식이 없는 인생은 숨이 차서 멀리 가지 못한다. 휴가를 통해 일이라는 삶의 심각성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영국의 시인 셸리는 '인간은 놀 때 가장 인간적'이라고 읊었다. 논다는 것이야말로 어쩌면 가장 인간적이고, 창조의 원천이 될 수 있다. 휴식은 멈춤이 아니라 더 멀리 뛰기 위한 재충전이다. 진정한 휴식은 회복하게 해주며 삶의 균형을 잡아준다. 휴식을 통해 얻은 활력, 편안함, 개운함을 통해 집중할 수 있고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
일하는 시간과 성과 간에 상관관계가 높았던 때가 있었지만, 이제는 투입 시간의 절대량 보다는 창의성과 순간 집중 에너지에 의해 성과가 더 크게 좌우되는 시대가 되었다. 진정으로 높은 성과 창출을 원한다면 무조건적인 일 욕심을 자제하는 대신 일과 휴식의 적절한 균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휴가에서는 일을 잊어버리고 그냥 푹 쉬어라. 푸른 초원에 앉아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 새가 지저귀는 소리, 시냇물 흘러가는 소리, 좋아하는 음악을 들어보라. 파란 하늘에 유유히 떠가는 구름을 바라보라. 바다나 강가로 나가 파도와 바람 그리고 햇볕을 맞으며 낚싯줄을 드리우라.
자연은 휴식하는 자에게 '몸의 소리를 들어라', '맑은 눈을 뜨라', '아름다움을 배우라'고 말해 준다. 지친 몸과 영혼도 씻어내고, 잃어버린 자신을 다시 찾게 된다. 지친 영혼은 생기를 얻고 맑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여행은 움직이는 것으로 살아있음을 느끼게 한다. 삶을 풍요롭고 여유 있게 만들고 행복으로 이끌면서 닫히고 무뎌진 마음이 열리게 한다. 일상생활에서 한 걸음 물러나 자신의 삶을 담담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뜨게 하고 가슴을 열게 한다.
여행은 낯선 것과의 만남으로 새로움을 시도하는 것이다. 새로운 인연으로 사람을 만나고 새롭고 신기한 뜻밖의 것들과의 조우를 통해 새로운 시각과 넓은 시야로 삶을 배우게 한다.
정신을 맑게 하여 인생을 설계하는 시간을 주고 창조적 영감을 얻게 한다.
여행은 휴식이어야 한다. 어디를 가서 무엇을 보든 휴식이 없는 여행은 또 다른 형태의 노동이다. 여행은 새롭고 낯선 일상 속에서의 게으름이어야 한다.
휴식이란 단순히 쉬는 것만은 아니다. 휴식은 가장 편안한 상태로 들어가 쉬는 것으로 육체와 정신을 관리하는 것이다. 휴식은 제대로 취해야 한다. 휴식은 얼마나 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쉬느냐가 중요하다.
몸은 편히 쉴 수는 있어도 마음의 휴식을 취하기는 쉽지 않다. 쉬기 위해 찾아간 여행지에서도 여전히 일을 생각하면서 마음이 편치 않다면 이건 제대로 쉬는 것이 아니다. 휴가 기간 동안만이라도 일에 대한 생각과 마음을 멈추며, '잠깐만' 하고 스스로에게 동작 정지 명령을 내려라.
일할 때와 마찬가지로 휴식할 때에도 빈둥빈둥하면 안 된다. 놀 때는 노는 데 온 정신을 집중시켜야 한다. 휴식을 제대로 취해라.
윤문원 작가ㆍ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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