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졌다. 강한 압박과 미드필더에서의 세밀한 패스, 속도감 있는 공격 등 첫 선을 보인 '홍명보호'가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한국은 20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호주와의 경기에서 0-0으로 무승부를 거뒀다. 그러나 높은 볼 점유율과 안정적인 수비, 강력한 압박을 선보이며 이전과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세밀한 패스, 빠른 공격 전개 선보여
'홍명보호'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선수가 3명. 왼쪽 미드필더로 나선 윤일록(서울)과 왼쪽 풀백 김진수(니가타), 원톱으로 출전한 김동섭(성남)은 성인무대 첫 경기였다. 그럼에도 이들은 전혀 주눅들지 않는 플레이로 호주 골문을 위협했다.
윤일록은 재치 있는 드리블 돌파와 패스 연결로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었고 오른쪽 미드필더로 나간 고요한(서울)도 빠른 스피드와 테크닉을 선보였다. 이들은 최강희 감독 시절 롱 패스에 의존하던 축구에서 벗어나 짧은 2대1 패스로 상대를 압박했다.
여기에 빠른 공격 전개도 눈에 띄었다. 수비 라인에서 시작된 공격은 원터치 패스를 통해 좌우 측면으로 이어졌고, 오버래핑한 풀백에게 연결돼 크로스가 올라가는 공격 작업이 빠르게 전개됐다.
강한 압박, 안정된 수비
한국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내내 불안한 수비에 대한 문제가 제기 됐다. 매 경기마다 스타팅 라인업이 바뀔 정도로 안정감이 떨어졌다.
홍명보 감독은 청소년 대표 시절부터 발을 맞췄던 홍정호(제주), 김영권(광저우)을 중앙 수비로 내세웠고 김진수와 김창수(가시와)를 양 측면에 배치시켰다. 하대성(서울), 이명주(포항)가 자리한 중원에서는 빠른 압박과 유기적인 플레이로 상대 공격의 숨통을 죄었다. 공격이 차단되면 전방부터 강한 압박을 펼쳐 상대의 역습을 막아냈다.
20개월 만에 대표팀에 돌아온 홍정호는 특유의 파이팅 있는 플레이와 세트 플레이에서 위력적인 헤딩 슈팅을 선보이며 성공적인 복귀전을 소화했다. 김영권은 수비뿐만 아니라 전반 29분에는 강력한 무회전 프리킥을 때리는 등 제 몫을 충분히 해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수비적인 측면에서는 퍼펙트했다"고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골 결정력 부족은 옥의 티
한국은 전후반 90분 동안 무려 21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상대 골 네트를 흔드는데 실패했다. 나아진 경기력에 비해 골 결정력은 옥에 티였다.
원톱으로 선발 출전했던 김동섭은 많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상대 골문을 위협할 만한 장면을 만들어내진 못했다. 오히려 2선에서 윤일록, 이승기, 고요한이 활발하게 침투하면서 많은 찬스로 이어졌다.
후반 교체 투입된 염기훈의 결정적인 오른발 슈팅이 골 포스트를 맞고 나오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홍 감독은 "발을 맞출 수 있었던 시간이 이틀 밖에 없었다"며 "앞으로 시간이 있으니 점점 나아질 것이다"고 자신했다.
이창호기자 ch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