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에서 사설 해병대캠프 훈련 도중 공주사대부고 학생 5명이 사망한 사고는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이 부른 예고된 참사라는 지적이다.
학생들은 구명조끼도 착용하지 않았고, 인솔자 중에는 아르바이트로 참여한 교관이 적지 않았다. 사고 해역은 수영금지 구역으로 주민들마저 위험하다는 경고를 보냈는데도 캠프 관계자들은 듣지 않았다. 더구나 이 캠프는 정부가 인증한 캠프도 아니었고 캠프 운영 업체는 경기 분당의 한 소규모 여행사였다. 이 같은 총체적 관리 부실이 어우러진 탓에 5명의 학생들이 실종ㆍ사망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태안해경은 전날 실종됐던 공주사대부고 2학년 학생 5명의 시신을 19일 모두 발견했다.
이준형(17)군과 진우석(17)군은 이날 오전 사고 지점 인근에서, 김동환(17), 장태인(17)군은 오후에 사고 지점에서 500m 가량 떨어진 곳에서 각각 발견돼 인양됐다. 또 가장 늦게 발견된 이병학(17)군은 사고 지점에서 1km 떨어진 곰섬 인근에서 인양됐다. 시신은 인근 태안군보건의료원 상례원으로 옮겨졌다.
숨진 학생들의 시신은 대부분 갯벌에 생긴 깊고 큰 웅덩이인 '갯골'에서 발견됐다.
17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훈련 캠프에 참여한 공주사대부고 2학년 학생 198명은 사고가 난 18일에도 오후까지 바닷가 주변에서 훈련을 받았다. 그러다 교관의 지시에 따라 23명이 허리 이상 물이 찰 정도 깊이의 바다에 들어갔고 앞선 인원이 갯골에 빠지면서 대열이 흐트러졌다. 이중 18명은 구조됐으나 5명은 그대로 실종됐다.
해경은 헬기 3대와 경비정 8척, 공기부양정 1척, 연안구조정 5대, 수중 수색대 등을 투입해 수색에 나서 하루 만에 실종자 5명을 모두 발견했다. 해경은 캠프 교관 10여명과 학교 관계자들을 상대로 이번 사고와 관련한 전반적인 과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후죽순 난립해 있는 각종 청소년 캠프는 관계 당국의 관리 부재로 사고 위험성이 적지 않다"면서 "이번 같은 참사를 없애기 위해서는 국가가 직접 체계적으로 관리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