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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감한 문재인

입력
2013.07.19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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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록원에 당연히 보관돼 있어야 할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원본의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민주당 문재인 의원의 입장이 난감해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논란이 국가기록원 열람까지 이르게 된 데는 문 의원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국가정보원이 지난달 24일 보관 중인 대화록을 공개하면서 NLL 논란이 절정으로 치닫자 남북정상회담 추진위원장을 지낸 문 의원은 30일 "국가기록원의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열람해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이 사실로 드러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며 회의록 원본과 녹취자료 등 모든 자료를 공개하자고 배수의 진을 쳤다.

하지만 국가기록원에서 회의록 원본을 찾지 못하자 문 의원이 스스로 "결코 해서는 안될 어리석은 짓"이라면서도 회의록 원본 열람이라는 초강수를 두도록 한 'NLL 진실 규명'은 미궁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욱이 참여정부의 마지막 청와대비서실장을 지낸 문 의원은 회의록 원본이 끝내 발견되지 않는다면 유실 경위를 둘러싼 새로운 정치 공방의 한가운데 설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새누리당은 이미 "참여정부가 대화록 원본 자체를 국가기록원에 넘기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압박해 들어오고 있다.

때문에 민주당 주변에선 NLL 진실은 물론 회의록 원본 유실 경위 규명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문 의원이 적절한 시점에 검찰 수사나 특검 카드를 꺼내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의원은 18일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우리는 온갖 핍박을 당하고, 기록을 손에 쥔 측에서 마구 악용해도 속수무책, 우리의 기록을 확인조차 못하니, 이게 말이 되느냐"며 회의록 유실 책임 공방에 차단막을 쳤다. 문 의원 측은 19일 "여야가 22일까지는 원본을 찾는 노력을 하기로 한 만큼 일단 그 상황을 지켜본 뒤 그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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