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첫 동메달을 따낸 홍명보 감독이 성인 대표팀을 이끌고 첫 시험대에 오른다.
홍 감독은 20일 오후 7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3 동아시아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이하 동아시안컵)에서 호주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른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첫 걸음을 내딛는다.
숨은 진주 찾기
이번 대회는 정예 멤버가 출전하지 않았다. 동아시안컵이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데이에 열리는 경기가 아닌 탓에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대부분 빠졌다.
한국은 출전 선수 23명 가운데 15명이 국내파고 나머지 8명은 일본과 중국에서 뛰는 선수들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호주도 비슷한 입장이다.
홍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월드컵 본선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원석' 찾기에 나선다.
그는 "지금 이 시점도 중요하지만 브라질 월드컵까지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가 더 중요하다. 주의 깊게 관찰하겠다"고 말했다.
우승으로 분위기 반전
최근 한국 축구는 위기다.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에서 졸전을 펼치면서 경기력이 도마에 올랐다. 이어 해외파와 국내파의 대립,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한 기성용(스완지시티)의 최강희 전 감독 비난 파문 등이 겹치는 시련을 겪었다.
어려움에 빠진 한국 축구를 살리기 위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두 마리 토끼를 노린다. 먼저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 축구 대표팀을 바라보는 주변의 싸늘한 시선을 날려야 한다. 또 안방에서 열리는 데뷔전인 만큼 우승도 해야 한다.
홍 감독은 "중국, 일본, 호주 등도 대부분 국내파 위주로 팀을 꾸렸다. 선수 구성은 각 국가마다 사정이 있겠지만 국가대표 경기이고 라이벌 대결인 만큼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번엔 설욕
독일 출신인 홀거 오지크 감독이 이끌고 있는 호주는 7월 발표된 FIFA 랭킹에서 40위에 자리했다. 아시아 국가 중 일본, 한국의 뒤를 쫓던 호주는 한국을 43위로 밀어냈다.
한국은 호주와의 상대 전적에서도 6승9무8패로 열세다. 지난해 11월 화성에서 벌어진 호주와의 친선경기에서도 1-2로 무릎을 꿇었다. 당시 출전한 정성룡(수원), 황석호(히로시마), 김영권(광저우), 김창수(부산), 이승기(전북), 하대성(서울), 박종우(부산), 김신욱(울산) 등 8명이 홍명보호에 재승선하면서 호주를 상대로 설욕을 노리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호주도 24명 가운데 19명이 호주 리그에서 뛰는 선수다.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이라크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헤딩 결승골을 터뜨려 호주의 본선행을 확정한 조슈아 케네디(나고야 그램퍼스), A매치 통산 28골을 넣은 아치 톰프슨(멜버른) 등이 요주의 인물이다.
이창호기자 ch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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