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1ㆍ2군 코치를 전격적으로 맞바꿨다. 전반기 최하위에 대한 문책성 인사다.
김응용 감독은 화려한 우승 경력이 있는'해태 출신 지도자'들과 함께 '만년 꼴찌'의 불명예를 뒤집어 쓴 한화를 올 시즌 확 바꿔 놓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김응용 감독 스스로 계산이 틀렸음을 인정한 셈이다. 겉으론 분위기 쇄신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라지만 개인 통산 10회로 한국시리즈 최다 우승을 일궈냈던 '노(老) 감독'으로선 평생 잊지 못할 수모다.
한화는 18일 1군의 송진우(투수), 김종모(타격), 오대석(수비), 조경택(배터리) 코치를 2군으로 내렸다. 대신 2군에 있던 정민철(투수), 장종훈(타격), 강석천(수비), 전종화(배터리) 코치를 1군으로 올렸다. 이제 1군에 남아 있는 '해태 맨'들은 김성한 수석코치, 이종범 작전주루코치, 이대진 불펜 코치 등 3명이다.
한화는 2009년 꼴찌로 떨어졌다. 해태에서 투수와 수석 코치로 김응용 감독과 인연을 맺었던 김인식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었지만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7개 구단 체제였던 1986년 창단 첫 해 최하위를 기록한 이후 무려 13년 만에 치욕적인 꼴찌 추락이었다.
2010년에는 해태에서 전성기를 보낸 대전고 출신의 한대화 감독을 영입했다. 그러나 또 꼴찌. 2011년 7위까지 한 계단 올라선 것이 작은 변화일 뿐이었다. 허약한 팀 체질을 바꾸지 못했다. 2012년도 마찬가지였다. 한대화 감독은 시즌 중에 1ㆍ2군 코치를 교체 등 온갖 수단을 동원했지만 중도 하차했다. 끝내 한화는 한용덕 감독대행에서 53승77패3무로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4년 연속 바닥권을 헤맸다.
결국 한화는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삼성 감독과 사장을 거쳐 그라운드에서 떠나 있던 칠순의 노 감독에게 '우승 청부사가 돼 달라'며 '러브 콜'을 보냈다. 또 실패. 올 시즌의 변화를 기대했지만 초라한 성적만 남긴 채 전반기를 마감했다.
이번 인사에선 프랜차이즈 출신 코치들이 대거 1군에 합류한 점이 눈에 띈다. 정민철, 강석천 코치는 지난 시즌 중 2군에 내려간 뒤 1년 만에 돌아왔다. 장종훈 코치도 2011년 시즌 중 2군으로 옮긴 뒤 지난해 일본 소프트뱅크 연수를 거쳐 1군에 재합류했다.
한화는 일단 코치 교체를 통해 분위기 전환에 나선다. 김응용 감독 취임 첫 해인 올 시즌 전반기 74경기에서 22승1무51패, 3할대 승률(0.301)을 간신히 넘어섰다. 막내 구단으로 덥석덥석 상위 팀들을 잡아내며 강하게 성장하고 있는 8위 NC와도 6경기나 차이가 난다.
과연 올스타 휴식기 첫 날, 김응용 감독이 전격적으로 내린 결단이 어떤 효과를 낼 수 있을까. 새로 1군에 올라온 프랜차이즈 출신의 코치들은 오는 23일 대전 롯데전부터 홈 팬들 앞에 선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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