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은 세상 밖으로 나와야 한다."
재벌개혁론을 주장해 온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17일 삼성그룹 최고경영진 앞에서 쓴 소리를 했다.
김 교수는 이날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삼성사장단회의에 초청 연사로 참석, '경제민주화와 삼성-사회 속의 삼성'이라는 강연을 통해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은 열린 공간, 광장으로 나와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과정에서 국민과 시장으로부터 평판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는 이 부회장을 포함해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30여명이 참석했다.
그는 "재벌 총수는 주변의 사람들에 의해서 걸러진 정보만을 가지고 세상을 평가하기 때문에 세상의 한 면만 보고 있다"며 "진정한 리더십은 세상의 다른 면을 보는 데서부터 길러야 한다는 점에서 이 부회에게 세상 밖으로 나오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상 밖으로 나오라'말의 구체적인 의미에 대해, 김 교수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을 찾아 가서 말씀도 듣고 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지난 2007년 삼성 법무실에 근무했던 김용철 변호사와 함께 '삼성 비자금 의혹'을 폭로했다.
김 교수는 이날 강연을 시작하면서 "방법은 다르지만 저는 정말 삼성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 사장들로부터 큰 박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가 변했고, 2012년 대통령 선거 이후 한국 사회가 변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민주화는 한계가 존재하지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변화하지 않을 수 없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제가 오늘 여기에 온 것도 그러한 변화의 단면"이라며 "삼성의 이런 변화가 지속되기를 정말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은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쪽에 대해 마음을 열고 진지하게 얘기를 나눈 자리였다"며 "서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고 경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매주 수요일마다 열리는 삼성 사장단회의는 각 분야 주요인사들을 초청해 강연을 듣는다.
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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