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17일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제4차 실무회담을 열고 개성공단 정상화 문제를 논의했지만 또다시 접점을 찾지 못해 합의문 작성에 실패했다. 남북은 오는 22일 개성공단에서 5차 실무회담을 갖기로 했지만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개성공단 해법 논의가 사실상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남측 수석대표인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회담이 끝난 뒤 브리핑에서 "우리 측이 합의서의 본질적인 문제가 재발방지 보장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이와 관련해 북측이 진전된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남북간 (개성공단) 발전적 정상화를 위한 제도적 보장 방안에 대해서도 여전히 큰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담은 양측이 3차 회담까지 각각 제시한 합의서 초안(남측)과 수정안(북측)의 구체적인 내용을 놓고 서로의 입장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우리 대표단은 회담에서 "재발방지를 실제로 보장할 수 있고 개성공단을 발전적으로 정상화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이 합의서에 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개성공단의 조속한 재가동에 대한 자신들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해 주장했다. 북한은 우리 정부에 제시한 기존의 수정안과 내용이 약간 달라진 합의서 재수정안을 내놓았지만, 재발방지책 등과 관련해 크게 바뀐 것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단장은 "(북한이) 일부 수정된 합의안을 제시했지만 기존의 안과 큰 차이가 없었다"면서 "우리측이 가장 본질적인 문제로 보고 있는 재발방지 보장조치와 관련해서 (북측이) 진전된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양측이 실질적 실무회담이었던 3, 4차 두 차례의 회담에서 이견 조율에 실패하면서 22일 갖기로 한 5차 실무회담에서도 접점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개성공단 재가동을 둘러싼 회담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당분간 소득 없는 기싸움만 계속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 정부 당국자는 "우리 정부의 재발방지와 관련된 부분은 북한이 쉽게 수긍하기 힘들 것"이라며 "당분간 북한이 입장 변화 없이 기싸움을 계속해 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회담이 지난 1~3차 회담 때보다는 다소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는 평가도 있는 만큼 5차 실무회담에서 북한이 변화된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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