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부임한 장일훈 주유엔 북한대표부 차석대사가 최근 로버트 랩슨 미국 국무부 한국과장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간 뉴욕채널이 재가동된 셈이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현재 여건상 랩슨 과장이 대북 접촉을 하는 게 자연스러운 상황"이라면서 "상견례 차원에서 장 차석대사와 접촉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주유엔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직·간접적으로 미국 정부와 접촉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전임인 한성렬 차석대사 재직시 미국측의 카운터파트는 클리퍼드 하트 국무부 6자회담 특사였다. 그러나 홍콩총영사로 내정된 하트 특사가 자리를 비우고 그 후임이 정해지지 않으면서 랩슨 과장이 장 차석대사와의 접촉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H(한)-H(하트)' 채널로 불렸던 뉴욕채널은 당분간 '장일훈-랩슨' 체제로 운용될 전망이다. 그러나 장 차석대사는 한 차석대사에 비해, 랩슨 과장은 하트 특사에 비해 각각 급이 낮다는 점에서 장일훈-랩슨 채널의 역할은 실무적으로 연락을 주고받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미국 정부가 하트 특사 후임을 빨리 임명할 가능성이 적어 장일훈-랩슨 채널 운용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2·29 합의 무산 등 계속되는 북한의 약속 위반으로 미국 국무부 내에서 북한 업무의 인기가 별로 없다"면서 "북미 양측의 입장 차로 당장 비핵화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미국 정부도 하트 후임을 조속히 임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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