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끊임없는 불공정 거래 의혹 캐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끊임없는 불공정 거래 의혹 캐기

입력
2013.07.16 12:21
0 0

"드디어 올 것이 왔다."

롯데쇼핑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시작된 16일 한 재계 인사는 이렇게 말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신세계와 CJ 등 이른바 유통 재벌 및 오너들에 대한 압박 공세가 이어지면서 "다음 타깃은 롯데"라는 말은 재계에선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더욱이 롯데는 MB(이명박)정부 때 부산롯데타운, 제2 롯데월드 등의 건립에 들어가면서 각종 특혜를 받아 왔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가 MB 정부와 밀월 관계를 유지해온 건 다 아는 이야기"라며 "새 정부 들어 타깃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는데, 그런 사정설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세무조사가 롯데쇼핑으로 한정될 지, 그룹 전반에 대한 조사로 확대될 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이번 세무조사는 그룹의 지주회사나 다름 없는 롯데쇼핑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간단치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롯데쇼핑은 그룹의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빈 회장 등 총수 일가 및 특수관계인이 70% 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핵심 계열사다. 국내에서 백화점 31개점, 아울렛 6개점, 할인점 103개점, 영화관 91개관 등을 운영하고 있는 매머드 유통업체다. 러시아와 중국에도 진출해 있다.

롯데그룹은 대단히 복잡한 순환출자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 데, 일본롯데는 호텔롯데가, 한국롯데는 롯데쇼핑이 각각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때문에 롯데쇼핑은 롯데 총수 일가의 내밀한 금전 거래 내역 및 그룹의 모든 사항을 한 눈에 들여다 볼 수 있는 곳이다.

일단 이번 세무조사는 계열사 간 거래 및 지원, 내부거래 탈루, 협력업체 납품단가 후려치기를 통한 부당 이득 등에 포커스가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의 공룡인 롯데쇼핑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지적은 끊임 없이 있어 왔고, 어찌 보면 이번 세무조사로 이어졌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쇼핑의 그룹 내 역할과 주주 현황을 볼 때 이번 세무조사가 단순히 세금문제에 국한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세무조사 과정에서 그간 숨겨져 왔던, 혹은 문제가 있는 총수 일가간 거래 및 상호 자금지원 등이 드러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 세무조사에 대해 롯데 측은 확대해석을 극력 경계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2009년 9월 이후 약 4년 만에 세무조사를 받게 된, '정기 세무조사'"라고 강조했다. 그룹 관계자도 "이번 세무조사는 계열사인 롯데쇼핑에 국한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계는 상황에 따라 총수 일가를 겨냥한 조사로 불똥이 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더욱이 재계 5위 롯데그룹에 그치지 않고 다른 그룹들도 확대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