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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7월 17일] 대학 사회 향한 노교수의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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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7월 17일] 대학 사회 향한 노교수의 쓴소리

입력
2013.07.1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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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교수들이 자신들의 권익만 고집하면서 대학 사회에 대한 봉사와 희생에는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서울대 초빙석좌교수로 4년 남짓 재임한 김성복(80) 미국 뉴욕주립대 역사학과 석좌교수가 최근 오연천 총장을 비롯한 교수와 교직원 앞들에게 이런 쓴소리를 쏟아냈다고 한다. 조선일보 기사가 어제 전한대로, 이런저런 눈치 볼 것 없는 팔순의 노교수가 남긴 고언은 서울대뿐 아니라 우리 대학 사회 모두가 귀담아 들을 만하다고 본다.

그는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배우라고 강조하면서도 정작 그렇게 지도하는 교수는 드물다고 안타까워했다. "학생들과 회식 자리를 갖는 것보다 숙제를 많이 내서 공부를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충고다. 학생들에게도 점수 따기 쉬운 과목만 가려서 수강하는 '학점 벌레' 현상이 있다고 걱정했다.

김 교수의 쓴소리는 우리 대학의 부정적 현실을 누구보다 객관적으로 관찰한 결과이다. 서울대를 나와 미국에서 공부한 뒤 30년 가까이 교수로 재직한 그에게 정치에 물들고 돈에 휘둘리는 우리 대학의 현실은 개탄스러웠을 법하다. 교수들이 선거철만 되면 정치판을 기웃거리고, 대기업 등에 줄을 대려고 애쓰는 모습이 그리 비칠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논문 표절과 연구비 착복, 성희롱 의혹 등 불미스런 사태가 끊이지 않는 판이니 대학과 학생들의 장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 대학들은 학문 발전과 함께 미래 사회의 일꾼을 배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 중심인 교수들이 개인의 이익만 열심히 챙기고 학생들도 취직에만 관심을 가져서는 대학도 사회도 올바로 나아갈 수 없다. 노교수는 서울대를 넘어 우리 대학 전체의 위기를 일깨우고 있다.

그렇다고 교수들에게 봉사와 희생만을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치고 대학을 발전시킴으로써 그 결실이 자신과 사회에 돌아가도록 하는 사회 공동체 엘리트로서의 본분에 성실하라는 것이다. 그래야 대학이 바로 서고 우리 사회의 밝은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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