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창립 63년만에 첫 여성 부총재보가 탄생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15일 공석인 한국은행 부총재보(2명)에 서영경 금융시장부장과 허재성 인재개발원장을 각각 임명했다.
서울대 경제학과 82학번인 서영경 부총재보는 1988년 한은에 들어왔으며,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땄다. 경제연구원 실장, 국제국 팀장, 통화정책국 금융시장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2급이 된 지 2년 만인 지난해 말 한은 창립 후 첫 여성 1급으로 승진해 화제가 됐던 주인공이다. 그리고 다시 7개월만에 부총재보로 올라섰다.
2년 5개월만에 2급에서 부총재보로 승진한 것은 남성과 여성을 막론하고 63년 한은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일이다.
'최초'란 수식어가 따라다닌 그는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 처음 발을 내디딘 여성이기도 하다. 회의에 참석하는 20여 명 중 아직도 홍일점이다.
김 총재의 여성 발탁 인사로 한국은행이 다시 술렁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성 대통령을 의식, 김 총재가 너무 '오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첫 여성 1급을 만들더니 다시 7개월도 못 돼 여성 부총재보로 승진시킨 것은 아무래도 대통령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말 1급이 된 후 7개월도 못 돼 부총재보에 올라 '파격 인사'라는 말조차 부족하다"며 "여성 대통령 시대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닌가 싶다"고 평했다. 또 다른 한은 관계자는 "김 총재의 인사가 진정한 능력 위주 인사인지, 아니면 '파격 인사'라는 평판을 얻기 위한 보여 주기식 인사의 성격이 강한 것인지는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촌평했다.
김 총재는 당초 청와대에 5명의 부총재보 후보를 올리면서 금융연구원의 A박사를 1순위로 올렸으나, 결국 승진 명단에는 오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1984년 입행한 허재성 부총재보는 미 인디아나대 경영학 석사 출신으로 금융결제국 및 금융통화위원회실 팀장과 금융결제국 부국장, 인재개발원장을 역임했다.
정승양기자 s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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